감상적인 가을을 읇음. 이지심. 더위도 사라지고 가을이 되니 이시름 저시름 마음 상하네 푸른그늘 꺼꾸러져 일산 펴든듯 물소리 조랑조랑 흘러 가노니 연기는 멀리멀리 희게 흐리고 다락은 높고 높아 서늘하구나 반넘어 기우는 밝은 저 달이 소리없이 방안에 비치어 오네. 우리 옛시. 2016.10.23
강릉에서 안상인을 풍악산으로 보내면서. 김부의. 강릉에는 날이 따숴 꽃이 폈건만 풍악산은 아직도 눈이 쌓였소 산수를 좋아한다 임은 웃지만 따라서 이리 저리 왜 못 노닐까. 우리 옛시. 2016.10.23
감로사에서 읇음. 김부식. 뜬세상 모든 사람 가기 어련데 홀로서 올라보니 상쾌하구나 가을철 돌아오니 산모습이 좋고 산경치 밤들어 또렷하구나 백조는 높이 높이 날라를 가고 돛대만 까물 까물 외론 배 떳소 세상은 하찮게도 좁고 좁은데 공명 찿아 헤멘게 부끄럽구나. 우리 옛시. 2016.10.19
세자궁에 봄을 읇음. 김부식. 날이 새니 다락머리 환하여 지고 버들 끝에 봄바람 하늘거리네 순라꾼 돌아가며 새벽을 알리오 어느듯 침문에는 아침 문안을. 우리 옛시. 2016.10.16
소타고 가는 늙은이를 보고. 곽여. 무젖은 안개 서린 언덕길 너머로 소 타고 오는 모습 한가로워라 아마도 그의 집은 강 근처인양 해지는 시냇가로 가는 걸 보니. 우리 옛시. 2016.10.13
오자서廊(伍子胥廊). 박인량. 천고 원한 가실 길 없고 강물만 길이 길이 파도 치누나 지나간 옛 자취를 아는 이 없어 묻는 건 조수물 얕고 깊은 것. 우리 옛시. 2016.10.11
禁中東池新竹(궁중 못가에서 죽림을 읇음) 최승로. 녹죽(綠竹)이 의의(毅毅)하여 금원(禁遠)을 단장하니 연(輦) 타고 가시는 길 시원하구나 고은님 노시는데 다른 풍류 필요하랴 아름답고 맑은 소리 원중(苑中)에서 들려오니. 우리 옛시. 2016.10.09
長安春日有感(서울에서 봄을 맞으며) 최광유. 옷소매 떨치고서 나누기 어려웁소 흰 살찍 여윈얼굴 거울보니 다르구나 딴 나라 고운 꽃도 시름속에 피어 나고 고향이 좋은 산천 꿈 가운데 봄이 오네 달아래 배를 띄워 둥실둥실 가고싶고 관하만리 말은 지쳐 길 묻기도 싫어지네 형설을 모아 놓고 공부 한뜻 멀었거니 녹양 3월 우는 새가.. 우리 옛시. 2016.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