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老子)

無 爲

별관신사 2014. 7. 24. 03:17

將欲取天下而爲之, 吾見其不得已.

天下神器, 不可爲也, [不可執也.]

爲者敗之, 執者失之.

[是以聖人無爲, 故無敗, 無執, 故無失.]

천하를 취해 가지고 백성들을 강압적으로 다스리
려 하지만, 나는 불가능하다고 내다본다.
천하는 신통한 보물이다. 억지로 다룰 수 없고,
[움켜쥘 수도 없다.] 억지로 다루려면 망가지고
움켜쥐려면 없어진다.
[따라서 성인은 무위로 처하므로 망가뜨리지 않고,
움켜쥐고자 하지 않으므로 잃지도 않는다.]

夫物, 或行或隨, 或?或吹, 或强或羸, 或載或?.

是以聖人去甚, 去奢,去泰.

무릇 천하의 만물은 <각생각양이라.>
어떤 것은 앞서 가고, 어떤 것은 뒤쫓아 가며,
어떤 것은 조용히 포근하게 숨을 내쉬고, 어떤 것은
급하게 찬김을 내뿜으며,
어떤 것은 힘이 세지만, 어떤 것은 힘이 약하고,
어떤 것은 안정되었으나, 어떤 것은 위태롭다.
그러므로 성인은 <무위자연의 도를 따라>
항상 과격한 짓을 안 하고 사치를 물리치고
교만을 삼간다.



노자는 [천하는 신통한 보물이다(天下神器)]라고
했다. 신기(神器)란 인간의 지능으로서는 알 수 없
고 또 다룰 수 없는 신비롭고 귀중한 오직 신통한
조화로 스스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뜻이다. 천하란
세계와 인류를 포함한 뜻이다. 결국 [이 세계와 인
류는 하느님이 만들고 주관하는 알 수 없는 것]이라
는 뜻으로 이러한 발상은 그리스도교적 사상과도 통
한다(물론 노자는 종교나 신앙도 인위적인 것이라
부정하는 입장에 설 것임은 분명하디).


어쨌든 세계와 인류는 인간의 힘을 넘어선 존재
다. 그런데 현세적 인간들은 천하를 잡고 자기 마음
대로 다스리고 언제까지나 꽉 움켜쥐고자 한다. 특
히 춘추전국 시대에는 천하의 패권을 잡으 얼마나 무참(無慘)했고, 얼마나 피
비린내나는 혈전그러면서 종국적으로 얻 은 것이 무엇이었나?


유가에서는 패도(覇道)의 무력보다는 왕도(王道)
의 덕치가 길게 간다는 이상주의를 내걸게 되었다.
그러나 노자는 그것조차도 부정하고 한층더 철저하
게 패, 왕(覇, 王)의 차이마저 버리고 나아가서는
모든 인위적 작위를 포기하고 무위자연의 유구한 도에
복귀 합일할 것을 주장했다.
이러한 입장에서 노자는 <천하는 신통한 보물이
다.>라 했고 따라서 인위적으로 다룰 수 없고, 언제
까지나 혼자서 꽉 잡고 있을 수도 없는 것이다. 그
런 무리한 짓 즉 인간의 욕심이나 미망에 사로잡힌
을 하면 <신기(神器)>를 망치고 잃게 될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이런 경종이야말로 바로 오늘의 인류에게 더욱 크
게 울려져야 할 것이 아닐까?
또한 노자는 천하의 만물은 각양각색이라 했다.
사람들도 다양다색하다. 따라서 도를 터득한 성인은
일률적으로 모든 것을 자기 밑에 깔고 자기에게
억지로 맞추려 하지 않고 또 자의적(恣意的)인 조작으
로 지배하려 들지도 않고 또 만물의 자존(自存)을
무시하고 오직 자기를 위해 남의 능력이나 재물을
마구 쓰는 따위의 짓을 하지 않는다. 즉 <과격한 짓
을 안하고 사치를 물리치고 교만을 삼간다.> 이것은
만물이나 만인 앞에 나를 겸하(謙下)시킬 때 비로소
기대할 수가 있다. 이기(利己), 자존(自尊), 독재
(獨裁)는 대자연의 조화와 어울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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