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界의 名詩.

눈. 네그리

별관신사 2015. 8. 25. 16:36

들 위에 길 위에

가벼히 고요히

눈이 서로 엉켜 춤추며 내린다.


끝없는 저 하늘에

흰옷을 펴고 즐거운 듯 춤추며

내려오다 이윽고 피로하여 땅위에 쉰다.


한빛의 갖가지 모습을 하고

지붕이며 굴뚝

이정표며 뜰 위에 잠잔다.


지금 사방에는 소리 하나 없고

세계는 다 같이 깊은 잊음 속에

갇히어 고요히 떨어진다.


하지만 넓고 막막한 고요속에

마음만은 기억으로 되살아 나

사라진 사랑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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