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말굽은 서리나 눈은 밞고 걸어 다닐 수가
있고 털은 취위를 막도록 되어 있다
그리하여 자연의 본성 그대로 풀을 뜯고
물을 마시고서는 뛰어다니는 게 말의 진정한
본성이다. 그런데 백락 등 인간이 이것에
재갈을 물리던가 고삐를 달아 조교(調敎)
하게 되고서 부터는 말도 흉악해져 사람에게
뒤발질을 하든가 혹은 병이 들어 죽는 일이
많아졌다. 이는 모두가 조교의 명인 백락의
죄이다. 태고의 순박한 시대에는 인간이
새나 짐승과 더불어 놀고 아무런 일도
안 하며 좋아하는 것을 먹고서는 배를 두드려
가면서 그날그날을 즐겁게 보내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성인이라 일컫는 사람이
나타나 인의가 어떠니 예악이 어떠니 하며
강요하게 되고서 부터는 인간이 순박한 그
본성을 잃고 나쁜 지혜만이 발달하여
온갖 악행을 저지르게 되었다. 이것은
모두 성인의 죄이다.
장자 외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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