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생명체가 존재하는 순간 그 생명체에게는 하나의 현상세계가 새롭게
탄생한다. 뱀은 박쥐와는 전혀 다른 현상 세계를 가지고 있다. 냄새와 열로만
세계를 감지할 수 있는 뱀에게는 냄새와 열로 구성된 시계만이 존재하는
반면 초음파로만 세계를 감지할 수 있는 뱀에게는 냄새와 열로 구성된 세계
만이 존재하는 반면 초음파로만 세계를 감지하는 박쥐에게는 초음파로 이루
어진 시계만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뱀이나 박쥐가 자신에게 주어진 현상
세계를 결코 넘어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처럼 자의식
을 가지고 있다면 뱀은 자신이 죽을 때 냄새와 열로 이루어지는 남겨질 것이
라고 착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인간에게는 뱀이나 박쥐를 넘어서는
측면이 있다. 뱀이나 박쥐가 생물종 차원에 국한된 현상세계를 가지고 있다
면 인간은 생물종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개체적 역사적 차원에서도 현상세계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생물종들은 자연사라는 거대한 시간을 통해서
만이 자신을 극복할 수 있지만 인간만은 역사라는 단기적 시간안에서도 자신을
극복할 수 있다. 즉 오랜 진화과정을 통해서만 자신의 관점을 변화시킬 수 있는
다른 생명체들과 달리 인간만은 자신의 생 내에서도 수차례의 관점변화를
겪을 수 있다. 사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생물학적으로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
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는 시계를 다르게 볼 수 있는 다양한 해석세계 즉
역사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다.
'哲學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칸트와 니체. (0) | 2016.04.02 |
---|---|
자기보존의 명제는 틀렸다. (0) | 2016.04.01 |
우리 눈에는 순수이성비판을 넘기며 칸트와 씨름하고 있는.... (0) | 2016.03.30 |
현상세계는 우리가 실재라고 받아 들이는 정돈된 세계다. (0) | 2016.03.29 |
니체 사물 자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0) | 2016.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