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을 하는 데도 진리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진리가 무엇인지 좀 가르쳐 주셨으면
합니다.
크리슈나무르티: 진리가 무엇이냐는 문제는 잠깐 미루어 두고 우선 명상이 무엇인지 좀
따져 봅시다. 내가 생각하는 명상은, 책이나, 여러분의 구루가 가르쳐 준 명상과는 전혀
다름니다. 명상이란, 여러분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자신의 생각, 즉 자기
인식을 이해하지 못하면 무엇을 생각하건 그 생각은 의미가 없습니다. 자기 인식에 이르지
못한 생각은 악덕으로 흐르기 마련입니다. 생각에는 다 의미가 있습니다. 만일에 마음이,
한두 가지 생각뿐만 아니라 마음에 이는 모든 생각의 의미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저 어떤 관념이나 형상이나 언어에 정신을 모은다면-흔히들 이걸 명상이라고
합니다만-이것은 일종의 자기 최면일 뿐입니다.
조용히 앉아 있을 때, 이야기를 할 때, 놀 때, 여러분은 여러분이 하는 생각, 여러분에게
나타나는 반응을 일일이 자각합니까? 자각하려고 애써 보세요. 그러면, 가닥가닥의 생각을
자각한다는게 참 어렵다는 것 알게 될 것입니다. 왜 어려울까요? 생각이라는 것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켜켜이 쌓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생각의 가닥가닥에 주의하고 그 생각의
내용물을 들여다보려고 하면, 생각은 켜켜이 쌓이는 속도를 늦춥니다. 따라서 생각의 안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생각의 쌓이는 속도를 늦추는 일, 그리고 그 생각의 가닥가닥에 눈을
대는 일, 이것이 명상의 과정입니다. 한번 해 보세요. 그러면 생각의 가닥가닥에 대한 자각과
함께 마음이-쉴새없이 부딪치고 뒤엉키는 잡다한 생각으로 가득 찬 아주 넓은
창고인-고요해지는 걸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충동도, 강제도, 어떤 모양새의 공포도
없습니다. 오직 고요만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고요 속에서 진리라고 하는 게 그 얼굴을
내밉니다. 그 고요 안에는 진리를 경험하는 '여러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직 고요한
마음과, 얼굴을 내민 진리만 있을 뿐입니다. 마음 안에 '여러분'이 있을 때. 경험자가 있을 때,
그 경험자가 생각의 산물일 때, 무념이 들어설 자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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