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話 이야기.

북유럽 신화여행. 청춘의 사과가 없어지자 신들이 늙어가다

별관신사 2015. 10. 12. 19:12

오딘과 로키와 호니르는 종종 함께 미드가르드를 답사하곤 했다. 어느 여름날 새벽, 그들은 아
직까지 한번도 가보지 않은 지역을 찾아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저곳을 답사한 끝에 저녁 무렵에는 빙하 계곡을 타고 내려가 어느 들판에 이르렀다.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해 몹시 시장했던 그들의 눈에 들판에서 노니는 소떼가 보였다. 평화
롭게 풀을 뜯고 있는 소들이 안됐긴 했지만 그들은 어쩔 수 없이 그 중 한 마리를 잡아먹기로 했
다. 로키가 소를 쳐서 넘어뜨리고 오딘과 호니르는 주변에 널브러진 나뭇가지들을 모아 불을 피

웠다. 그들은 죽은 소를 큼직하게 조각 내어 불 속에 던져넣었다.
고기 익는 냄새를 맡자 신들은 그만 미칠 것만 같았다. 그들은 고기가 다 익어갈 무렵 허겁지겁
불 속에서 고기를 끄집어내었다. 그러나 고기는 물컹물컹하고 아직도 핏물이 배어 나왔다.

오딘이 고깃점을 도로 불 속에 집어던지면서 말했다.
우리가 너무나 배고팠던 모양이야. 시간이 얼마 안 지났는데도 꽤 많이 흐른 것처럼 착각했으
니...

로키와 호니르도 고기에서 숯부스러기를 떼어낸 뒤 다시 불 속에 던졌다.
또다시 시간이 한참 흘렀다. 해는 서쪽으로 뉘엿뉘엿 넘어가고 찬바람은 불어와 가뜩이나 허기
진 신들은 추위에 떨기까지 해야했다. 그들은 옷깃을 여미고 앉아서 꾹 참고 기다렸다.
이윽고 오딘이 말했다.

이젠 다 익었을 시간이야.
로키가 고기를 끄집어냈다. 오딘은 고기를 이리저리 뜯어보고는 갸윳거렸다.
이게 어찌된 일이지?
불은 잘 타고 있는데...

호닐도 한 마디 거들었다.
뭔가 잘못됐어.
로키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바로 그 순간 그의 머리 위에 거대한 그림자다 드리워졌다. 흠

칫 놀라 올려다보자 바로 옆 참나무 가지 위에 거대한 독수리가 앉아 있었다.
뭐야, 네넘의 짓이냐?
로키가 버럭 소리를 지르자 독수리가 징글맞은 웃음을 흘리며 능청을 떨었다.

나한테 먼저 한입 주면 고기를 익혀 주지.
오딘은 얼굴을 붉히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지만, 배고파 죽을 것 같은 판국에 달리 방도가 없었
다. 그는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독수리는 새된 소리를 지르며 날개를 펄럭이더

니 순식간에 나뭇가지에서 날아 내려와 고기를 덥석 물어갔다. 한입 문다고 했지만 먹음직한 어깨와 엉덩이 부위의 살은 모조리 뜯어가 버렸다.
화가 난 로키는 숯불을 쑤시던 나무 막대기를 번쩍 쳐들어 독수리를 냅다 후려갈겼다. 그 바람

에 독수리는 균형을 잃고 넘어지면서 고기를 떨어뜨리더니 비명을 지르며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그런데 하늘로 날아오른 것은 독수리분만이 아니었다. 로키도 함께 딸려 올라갔다. 그가 휘두른 막대기는 독수리의 날갯죽지에 꽂힌 채 움직이지 않았고, 웬일인지 로키의 손에서도 떨어

지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로키가 막대기에서 손을 떼려고 발버둥을 치면 칠수록 손은 막대기에 찰싹 달라붙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독수리가 창공으로 날아올라 로키에게 시원한 세상 구경의 기회를 준 것도 아니었다.

독수리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날아가면서도 당에 닿을 듯 말 듯 저공비행을 했기 때문에 로키는
땅에 질질 끌려가야만 했다. 로키의 무릎과 발목은 쉴새없이 바위에 부딪쳤고, 다리와 발은 가시덤불이 긁혀 피가 철철 흘렀다.
살려줘!

로키가 외마디 비명을 질렀지만 독수리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이제 독수리는 빙하 위를 날
기 시작했다. 입고 있는 옷이 찢길 대로 찢겨 벌거숭이가 되다시피 한 로키의 몸은 빙하에 부딪치면서 살갗마저 다 벗겨질 지경이 되었다.

이봐, 자네를 살려줄 수도 있어. 한 가지만 약속해 준다면...
독수리가 음흉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뭐든지 말만 해. 다 들어줄 테니 제발 목숨만 살려 달라고!

로키는 너무나 무서워서 눈물을 주르르 흘리며 애걸했다.
네가 사는 아스그라드에 왜 이둔이라고 있지?
이둔? 청춘의 사과를 가지고 있는 여신 말야?

그렇지! 그애를 아스가르드 성 밖에르 데리고 나와. 물론 그애가 가지고 있는 사과도 함게 가
지고 와야 해!
로키는 이제야 독수리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바로 둔갑한 거인이었다. 이둔의 사과는 거인들

의 적인 신들에게 영원한 젊음과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영물이었다. 이제 이 거인 녀석이 로키를 이용하여 그 사과를 가로채 영원한 젊음을 누리려 하는 것이다.
로키가 두 눈을 질끈 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독수리는 전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더 낮게 내달

렸다. 로키는 종지뼈와 정강이, 발목, 발가락이 아파서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되어서야 다시 비명을 질렀다.
그래, 그랴, 약속하마! 약속할 테니 제발 살려줘!
독수리가 너털웃음을 웃었다.

진작 그럴 것이지. 일주일 시간을 주겠다. 일주일 후 정오에 이둔을 무지개 다리 건너편으로
데리고 나와!
그 순간 로키의 손은 지팡이에서 떨어졌고 그는 땅 위에 나동그라졌다. 한찬 동안 기절했던 로

키는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동료들을 배신해야 하는 처지를 생각하니 몸의 상처보다도 마음이 더 아팠다. 그는 깜깜한 어둠 속을 비틀비틀 걸어서 동료들을 찾아갔다.
잔인한 일주일이 흘렀다. 로키는 머릿속으로 몇 번이나 각본을 고쳐 쓴 끝에 이둔을 찾아갔다.

그녀는 고운 목소리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며 집 근처 들판을 거닐고 있었다. 세상의 근심거리
나 소란 따위에는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노니는 그녀의 모습은 참으로 천진난만한 어린아
이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청춘의 사과를 관리하는 장본인 아닌가? 그녀의 한족 팔에는
황금 사과가 가득 담긴 바구니가 들려 있었다.
나 좀 봐, 이둔!
로키가 목청껏 소리지르며 이둔을 향해 달려가자 이둔이 고개를 돌려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로키를 바라보았다. 로키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흥분한 아이처럼 말했다.
무지개 다리 건너편에서 정말 굉장한 걸 봤어. 야, 정말 내 눈을 믿지 못할 정도야. 이둔도 그
걸 보면 아마 숨이 다 막힐걸.

이둔이 고운 눈을 흘기며 재촉했다.
아이, 도대체 뭘 봤는데 이렇게 수선을 떨어요? 어서 말해 보세요.
글세, 무지개 다리를 건너 미드가르드로 가려는데 말야, 다리 건너편에 있는 숲 속에 뭔가 알
수 없는 향기가 풍기는 게 아니겠어? 그래서 숲으로 들어가 봤더니 글쎄 신기하게 생긴 나무 한
그루가 은은한 빛을 내면서 서 있지 뭐야. 더 놀라운 건 그 나무에 황금 사과가 달려 있더라니까. 이둔이 들고 있는 그 바구니 속의 사과랑 똑같은 사과가 말야.
이둔은 회색 눈동자를 크게 떴다. 믿기 어렵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내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 우리 한번 가볼까? 어쩌면 그 사과들도 네 사과처럼 영원히 시들지
않을지도 몰라. 그러면 위 신들을 위해 그 사과들을 따오자고.
이둔은 해맑은 미소를 만면에 띄우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로키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네 사과도 가지고 가. 그래야 비교해 볼 수 있을 테니까.
로키는 이둔을 데리고 해 비치는 언덕을 가로질러 아스가르드 밖으로 나갔다. 발 밑에서 불길이
춤추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독수리가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독수리는 비명을 지르는 이둔을 순식간에 낚아채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그 자리에 오딘이나 토르가 있었어도 어떻게 할 수 없었을 만큼 날랜 동작이었다.

다, 당신은 누구세요?
겁에 질린 이둔은 있는 힘을 다해 겨우 물었다. 독수리는 기분 나쁜 쇳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대
답했다.

으하하하, 나는 요툰헤임의 한쪽 끝, 트림헤임이라는 궁궐에 사는 거인 티아지 님이시다! 너만
아스가르드에서 없어지면 신들이 나이를 먹고 힘을 잃으리란 걸 알고 내가 수를 좀 섰지. 너는 그저 그 사과와 함께 내 궁궐에 얌전히 있어 주기만 하면 되느니라. 그러면 내게는 영원토록 청

춘이 보장될 테니 말이다. 우하하하...
아스가르드에 거대한 재앙이 시작되었다. 신들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초라하게 조그라들기 시작
했다. 몸도 야위어가고 충혈된 눈은 초점을 잃어갔다. 손을 떠는 신이 나타나는가 하면 어떤 신

은 머리털이 다 빠져 버렸다. 또 어떤 신은 시도 때도 없이 설사를 해댔다. 신들의 몸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힘이 빠져나갔다.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떠들어대던 신들이 점점 말을 잃어갔다. 그들이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공

포가 엄습해 왔다. 그것은 바로 시간에 대한 공포였다. 신들은 늙어가는 자신들의 초라한 모습에 새파랗게 질려 아스가르드 들판을 방황했다.
오딘은 쭈글쭈글해지는 자신의 팔다리를 내려다보며 신들을 소집했다. 하나둘씩 모여드는 신들

의 군상은 참으로 가관이었다. 오딘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신과 여신을 한 명씩 유심히 살펴보았다.
모든 신들이 모여들었건만 두 사람만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로키와 이둔이었다. 오딘은 무릎
을 탁 쳤다.

이둔이야! 이둔이 없어져서 우리가 이렇게 늙어가는 거야. 그애가, 그애의 사과가 어디 갔는지
그걸 알아야 해! 누가 그애를 마지막으로 보았지?
아스가르드의 경비대장 헤임달이 나섰다.

우리 경비대의 보고에 따르면 이둔은 로키와 함께 비프로스트(아스가르드와 미드가르드를 연결하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갔다고 합니다.
오딘은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모든 신과 여신이 그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모두 짐작했겠지만 로키란 놈이 또 사고를 쳤어. 놈을 잡아오너라. 일을 저지른 놈도 로키고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놈도 로키뿐이야.
비록 힘은 떨어져 가고 있었지만 신들은 필사적으로 로키를 찾아 헤맸다. 그것만이 그들에게 힘

과 청춘을 되찾아 줄 유일한 길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스가르드를 이 잡듯이 뒤졌지만 도저히 로키를 찾을 수 없었다. 보복이 두려워 아스가르드를 떠났을까? 그렇다면 아스가르드 밖으로 나가 로키를 수소문하고 다녀야 하는데 신들에게는 그런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이 게 신들의 운명이 끝나고야 말 것인가? 모두가 절말에 사로잡혀 있을 때 어딘가에서 낑낑
대는 로키 특유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로키는 주인이 떠나고 없는 이둔의
빈 집 뜰에서 잠들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 녀석을 몇몇 신의 시종들이 붙잡아 오딘 앞에 대령하였다.
오딘은 이를 북북 갈며 로키에게 다갔다. 로키는 오딘의 눈을 피하며 독수리로 둔갑한 티아지에

게 당했던 그날의 이야기를 장황하게 설명했다.
오딘, 당신도 보지 않았소? 그놈의 독수리가 얼마나 사납고 영악했는지를.
오딘은 발을 동동 굴렀다.

그런 일이 있었으면 그날 우리한테 돌아와서 사실대로 말했어야 하지 않았나? 그때 네 놈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독수리를 멋지게 혼내주고 온 것처럼 행세했어. 자, 변명 따윈 듣고 싶지 않아. 네놈이 할 일은 단 하나뿐이야. 모든 걸 네놈이 망쳐놓기 전의 상태로 돌려놓는
거지. 가서 이둔을 데려오란 말이야!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번엔 정말로 네놈의 목숨을 가만두지 않겠어!
로키는 이둔을 데려오기 위해서는 상대가 상대이니만큼 독수리보다 빨리 날 수 있는 능력이 필

수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프레야가 보관하고 있는 매가죽을 빌려 달라고 부탁했다. 이 매가죽은 날개가지 달려 있어서 뒤집어쓰면 매처럼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었다.
로키는 오딘의 허락을 얻어 프레야를 따라 그녀의 집으로 갔다. 그토록 아름다웠던 프레야건만

이젠 파파할머니가 되어 머리털은 다 빠지고 얼굴은 주름살 투성이였다. 매가죽을 꺼내주는 프레야에게 로키는 짐짓 동정 어린 말투로 말을 붙였다.
프레야, 당신도 대머리가 되고 보니 예전처럼 예쁘지가 않구려.

프레야는 대꾸하지 않았다. 아니, 대꾸할 수도 없을 만큼 자존심에 심한 상처를 입었다. 매가죽
을 건네주는 그녀의 손은 부르르 떨렸고, 눈에서는 닭똥 같은 황금 눈물이 하염없이 떨어졌다. 로키는 겸연쩍은 표정으로 매가죽을 뒤집어쓰고 거인국을 향해 출발했다.

티아지가 살고 있는 트림헤임은 멀리서 보면 마치 검은 바위 위에 솟아오른 암자 같았다. 매서
운 바람이 집 주위를 몰아치다가 집안으로 사정없이 불어닥쳤다. 매가죽을 뒤집었느 로키가 이곳에 당도했을 때 다행이 티아지와 딸 스카디는 낚시를 가고 없었다.

이둔은 트림헤임 안의 조그만 방구석에 갇혀 있었다. 티아지는 그녀를 그 방에 가두고 방 밑 아
궁이에 땔나무를 잔뜩 집어넣고 불을 피워놓았다. 나무가 타면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방안 가득히 들어차서 웬만큼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그 안에 있는 이둔을 발견할 수 없을 정도였다.

로키가 방안으로 들어서자 이둔이 흠칫 놀라며 돌아보았다. 그 순간, 로키는 그녀를 향해 매가
죽을 내밀며 룬 문자(북유럽의 고대 문자. 마법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믿어졌다)로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이둔은 순식간에 호두로 변해 버렸다. 로키는 그 호두를 발톱에 꼭 쥐고 그곳을 떠났

다.낚시를 마치고 돌아온 티아지는 이둔이 없어진 것을 보고 기겁을 했다.
아니, 도대체 어떤 놈이 감히 여기까지 와서 이둔을 훔쳐가? 그애가 없어지면 안돼! 기껏 청춘
을 회복했는데 이게 뭐야!

티아지는 울부짖으며 서둘러 독수리 옷으로 갈아입고 날아올라 로키의 뒤를 쫓았다. 트림헤임에서 아스가르드까지의 거리는 무척 멀었고 매보다는 독수리가 빨랐다. 그래서 그들이 아스가르드에 다가갈 무렵에는 티아지 로키를 거의 다 따라잡았다.

용상에 앉아 매와 독수리의 맹렬한 추격전을 지켜보던 오딘은 사나운 두 날짐승이 아스가르드
에 다가오는 것을 보자 군사를 이끌고 성벽으로 나갔다. 그는 신들과 시종들에게 대팻밥을 아스가르드 성벽 앞에 잔뜩 쌓아올리라고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독수리에게 쫓기는 매가 성벽을 넘

어서는 순간 다급하게 외쳤다.
어서 대팻밥에 불을 붙여라!
신들이 대팻밥에 불을 붙이자 불길은 순식간에 치솟아 올라 해를 가릴 지경이 되었다. 독수리는
눈앞에서 이 불길을 보았지만 매를 너무나 바짝 뒤쫓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도저히 멈출 수가 없
었다. 독수리의 날개는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이고 말았다. 독수린ㄴ 추락하는 폭격기처럼 비명을 지르며 아스가르드에 떨어져 내렸다. 아스가르드는 피를 볼 수 없는 성역이었으므로 신들은

독수리를 성문 밖으로 끌고 나가 죽여 버렸다.
로키는 프레야의 매 가죽을 벗어 던졌다. 그를 바라보고 있는 주변의 늙고 추한 신들의 모습은
참으로 볼 만한 광경을 제공했다. 로키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억지로 참으며 손에 쥐고 있던 호

두에다가 다시 한번 룬 문자로 주문을 외웠다. 호두는 사라지고 사과 바구니를 든 이둔이 나타났다.
그녀는 신들의 몰골을 보고는 가슴아파하며 로키를 흘겨보았다. 그리고 착하디착한 그녀는 사

뿐한 걸음걸이로 신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그들에게 사과 한 개씩을 건네주었다. 아스가르드에서 사라졌던 청춘과 활기가 다시 살아나고 웃음꽃이 활짝 피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