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界의 名詩.

석류. <발레리>

별관신사 2012. 11. 23. 07:21

너무 많은 알맹이에 견디다 못해
반쯤 방싯 벌려진 단단한 석류여
스스로의 발견에 번쩍거리는
고귀한 이마를 나는 보는듯 하다

오오 방싯 입 벌린 석류여
너희들이 겪어온 세월이
오만하게도 너희들로 하여금
애써 이룩한 홍옥의 간막이를 삐곡거리게 해도

또한 껍질의 메마를 황금이
어느 힘의 요구에 따라
찢어져 빨간 보석의 과즙이 되어도

그래도 그 빛나는 균열은
비밀의 구조를 지니고 있는
내가 지닌 영혼을 생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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