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슈나무르티: 소녀가, 왜 친구를 사귀고 싶어할까, 하고 묻습니다. 왜 사람은 친구를 사귀고
싶어할까요? 남편이나 아내도 없이, 자식도 없이, 친구도 없이 혼자서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어요. 그래서 친구를 필요로 하는 것이지요. 자
살려면 굉장한 지식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신, 진리 같은 걸 찾으려면 혼자여야 합니다. 친구를갖는다는 건, 남편이나 아내, 혹은 자식과 함께 산다는 건 신나는 일입니다. 하지만 잘 보세요.
우리는 여기에 빠지고 맙니다 우리는 가족에 빠지고, 일에 빠지고, 재미가 하나도 없는, 썩어가
는삶의 단조로운 일상에 빠집니다. 우리는 이런 일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혼자가 되는 걸
끔찍하게 여깁니다. 겁을 냅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다 다 담듯이 우리들 대다수는 우리들의
믿음을 한 곳에 쏟아붓습니다. 그래서 친구가 없는 삶, 가족이나 일에서 떨어진 삶은 풍요롭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삶 자체로만 풍요로울 수 있다면-누구나 얻을 수 있는 돈이나
지식의 넉넉함을 따지는 게 아니라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실존으로서의 넉넉함을 말합니다-
우정이라는 것은 부수적인 것으로 떨어집니다.
하지만 보세요. 여러분은 혼자서 사는 교육은 받은 적이 없습니다. 혼자 산보 나가 본 적이
있습니까? 혼자 나무 아래 앉아-책을 가지고 나가도 안 되고, 친구랑 함께 가도 안 되고, 오직
혼자-나뭇잎 떨어지는 걸 보고, 물이 찰랑거리는 소리나 어부들 노래소리도 듣고, 새가 나는것,
마음 안에서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는 것을 느긋하게 바라보는 것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혼자가
될 수 있고, 이런 것을 보고 들을 수 있다면, 여러분은, 정부가 세금을 매길 수도 없고, 어떤
인간의 힘으로도 방해할 수 없고, 따라서 아무도 부술 수 없는 굉장한 풍요로움을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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