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펴면 손바닥이 되고 쥐면 주먹이 됩니다.
손바닥은 햋볕을 받울 수 있고 물건을 올려
놓거나 쥘 수도 있고 그것을 남과 나눌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먹은 그렇지 못합니다.
주먹은 홀로 주먹으로 존재할 뿐입니다.
손은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표현합니다.
제가 강연하는 동영상을 유심히 본적이
있는데 손이 없다면 강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정도로 제가 강연내내 쉬지않고
손을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강연은 말로 하지만
동시에 손으로 하는 것이였습니다.
손은 인간의 감정을 그대로 나타내기 때문에
분노를 느낄 때는 주먹을 쥡니다. 주먹은
분노보다 강한 용기와 결단의 의지등을
나타낼 때도 있지만 대부분 분노를 많이
나타냅니다. 그래서 손의 형태중에 주먹이
가장 단단합니다. 따라서 주먹은 방어보다
공격성을 띕니다. 공격의 대상을 파괴하고자
하는 본능을 지니고 있어 주먹에는 상처의
흔적이 많습니다. 주먹을 쥐면 두손을 서로
잡을 수 없습니다. 주먹을 서로 떨어져
상대를 의식하는 경쟁과 충돌의 관계를
형상합니다. 두손은 한몸이 될 수 있지만
두주먹은 한몸이 될 수 없습니다.
주먹이 된 손은 각자 독립된 개체로써만
존재합니다. 그러나 주먹을 펼치면 그렇지
않습니다. 펼쳐진 주먹은 다시 손이 되어
서로 맞잡을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쓰다듬을 수도 있습니다. 손은 각자 떨어져
하나가 되는 것 보다 두손이 만나 하나가
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원래 손이 둘인 까닭은
각자 독립된 개체로써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만나 어루러져서 어떤 역할을 하나는 뜻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두손을 통해서 하고 싶거나 해야만
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정호승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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