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중요한 도시인 아테네가 창설되었다. 이것을 기회로 아테네인
들은 저다란 축제를 기획하고는 모든 신들을 초대했다. 그리고는 자기들에
게 가장 유용한 선물을 하는 신에게 이 도시의 후원자요 보호자라는 신의
칭호를 부여하겠노라고 했다. 평소 별로 할 일이 없어 올림포스에서 지루
해하던 신들은 자신들의 재능을 보여줄 아주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
다. 아테나의 내기로 마음이 상해 있건 아폴론은 제일 먼저 선물을 들고
나타났는데, 그의 선물은 시였다. 한데 시는 그다지 환영받는 선물은 못 되
었다. 왜냐하면 좋은 시가 시민들에게 생생한 즐거움을 제공 해줄 수 있다
는 걸 인식하긴 했지만, 앞으로 전개될 역사에서 보듯, 좋은 시보다는 나쁜
시가 더 많으리라는 사실을 간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아테네의
아이들 역시 이 경연 대회에서 나름대로의 입장을 표명했는데, 그들은 시
를 배우느라 자신들의 교과 과정이 과중해지는 걸 달가워하지 않았다. 아
폴론의 뒤를 이어 아프로디테가 가져온 선물은 고급 기성복을 입은 모델들
의 행렬로 표현된 여성 의류였다. 여기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라졌다. 여자
들 대개는 환호를 보냈지만, 남자들은 자기 아내들이 옷에 대한 변덕을 부
려대면 그 비용이 엄청나리라는 현실적인 생각을 해냈기 때문에 신중한 태
도를 보였다. 그 다음은 헤파이스토스의 차례였는데 그는 경연 대회를 위
해 쟁기를 고안해냈다. 한 쌍의 소를 쟁기에 매달고 그 조작법을 보여주면
서, 그것을 사용하면 곡식 수확량이 65퍼센트나 증가할 거라고 설명했다.
이 기구의 유용성에 대해서는 모두들 동의했다. 하지만 그리스인들은 오늘
날의 코르시카 사람들처럼 그다지 억척스러운 일꾼들이 아니었다. 때문에
감히 목청 높여 말하지는 않았어도,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헤파이스토스
가 이런 기구들을 발명해냈기 때문에 앞으로는 땅에서 할 일이 더 많아져
노동이 좀더 고안해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등장할 차례였다. 사람들은 그가 항해와 관련된 어떤 발명품, 예를 들면 바
람에 맞서 항해를 도와줄 선미의 키라든가 아니면 좀더 현대적으로, 햇빛
에 타지 않으면서도 피부를 아름답게 그을려주는 선탠 크림 따위를 가져왔
으리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전혀 아니었다. 그가 아테네인들에게 그리고 그
들을 통해 전 인류에게 가져다 준 것은 그 후로 수천 년 간 지상의 중요한
교통 수단이 될 말이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아테네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았
던 이 동물의 아름다움과 우아함, 그 힘 앞에서 그들 모두는 경탄의 소리
를 내질렀다. 그 들 중 많은 사람들은 벌써 경연 대회의 우승자로 포세이
돈을 지목하려고 서둘렀다. 그때, 자기 자신은 선물도 가져오지 않았으면서
도 순전히 형제 자매들에 대한 반감으로 차라리 삼촌인 포세이돈의 승리를
염원했던 아레스가 아저씨를 도와주겠다는 생각으로, 말을 이용한 전투적
인 효과를 강조하면서 평소의 어눌한 말투로 지지 연설을 했다.
"기병을 이용하면 적군을 3배 이상 죽일 수 있답니다."
이 말을 들은 똑똑한 청중들은 적들 역시 조만간 기병을 마련할 것이고 그
렇게 되면 그리스인들 역시 3배 이상 죽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즉각 생각
해냈다. 그리하여 좀전의 열광은 식어버리고 말았다. 아테나는 맨 마지막으
로 선물을 내보였다. 그녀는 상업의 신 헤르메스에게 무역에 대한 과학적
인 연구를 해줄 것을 부탁함으로써 아주 면밀한 준비를 해왔다. 헤르메스
가 아테나에게 비밀리에 넘겨준 보고서 안에 들어 있는 연구의 중요한 결
과들은 다음과 같다. 1. 아테네의 인구는 그 동기와 취향이 분명히 다른 두
부분의 인구로 구성되어 있다 즉 6,873명의 남자와 6,874명의 여자로 이루
어져 있다. 2. 남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운동과 전쟁이다. 3. 여자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요리와 평화이다. 이와 같은 연구를 기초로 아테나는
아테네인들에게 을리브나무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는데 그 이유는 곧 밝혀질
것이다. 그녀는 직접 이 나무를 아크로폴리스 광장에 심고는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이 튼튼하면서도 소탈한 나무는 아무 땅에서나 잘 자라며 물을 많이 주
지 않아도 매년 풍성한 올리브 열매를 가져다 줄 것이다. 올리브 열매에서
는 맛도 좋고 요리에 적절하며 영양가도 풍부한 기름을 다량으로 짜낼 수
있다. 게다가 올리브나무는 가장 귀중한 행복의 하나인 평화의 상징이 될
것이다."
사람들은 투표에 들어갔다. 모든 남자들은 포세이돈의 말에, 모든 여자들은
아테나의 올리브나무에 표를 던졌다. 그런데 남자보다 여자 의 수가 하나
더 많았기 때문에 아테나가 그리스의 보호신으로 발표되었다. 그리고 여신
의 이름인 '아테나' 를 기념하기 위해 새로운 도시를 아테네로 부르기로
했다. 자랑스러워진 아테나는 그날이래 끊임없이 아테네인들을 보호하고
수많은 선물을 해주었다. 특히 도시 창설 다음날, 포세이돈이 제공한 말에
누군가가 올라타기만 하면 말이 이리저리 날뛰는 격노한 성질이 있다는 걸
발견하고는 고삐를 발명해내어 아테네인들에게 그 사용법을 가르쳐주었다.
아테네 창건 다음날 또 하나의 중요한 사건이 있었다. 도시의 남자들이 비
밀리에 모여서 여자들의 투표권을 없애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리하여 여자
들이 그 권리를 되찾기까지는 앞으로 3천 년이라는 세월을 기다려야 했다.
'神話 이야기.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스 최고의 영웅 헤라클레스 (0) | 2012.11.17 |
---|---|
테세우스와 헤라클레스의 엇갈린 운명 (0) | 2012.11.17 |
지혜의 여신도 질투를 (0) | 2012.11.17 |
지혜의 여신 아테나 (0) | 2012.11.17 |
올림푸스의 스캔들 (0) | 2012.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