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보호관련글.인디언의철학

연어가 돌아오는 계절.

별관신사 2012. 11. 5. 11:11

 

나의 이름은 시앨트이다. 그리고 나와 함께온 지금 당신들 앞에
서 있는 이 한무리의 사람들은 나의 부족이며 나는 그들의 추장이다.

 우리는 이곳에 왜 왔는가? 연어떼를 구경하기 위해서다.

올해의 첫 연어떼가 강물로 거슬러 올라오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 연어는 우리의 주된 식량이기 때문에 연어떼가 일찌감치

큰 무리를 지어 강의 위쪽으로 거슬러 올라오는 것을 보는 것

만큼 우리에게 즐거운 일은 없다. 그 숫자를 보고서 우리는 다가오는

 겨울에 식량이 풍부할 것인가를 미리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의 마음이 더없이 기쁜 까닭은 그 때문이다. 수를 헤아

릴수 없을 만큼 연어떼가 햇살에 반짝이며 춤추는 것을 우리의 눈
으로 직접 보았다. 또 한번의 행복한 겨울이 우리를 찿아올 것을

짐작한다. 우리가 무리를 이루어 몰려 왔다고 해서 마치 전투를 벌일

양 온 것으로 오해하지 말라. 우리는 인사를 하기 위해 온 것이 아
니다. 나는 당신들이 우리땅에 온것을 기쁘게 여기고 있다.
당신들과 우리는 모두 이 대지의 아들들이며 어느 한사람 뜻없이

만들어진 이가 없다. 하지만 한가지 묻고싶은 것이 있다. 당신들은
그져 땅을 파헤치고 건물을 세우고 나무를 쓰러뜨린다. 그래서
행복한가? 연어떼를 바라보며 다가올 겨울의 행복을 짐작하는

우리만큼 행복한가? 얼굴흰 사람들의 도시풍경은 얼굴붉은 사람
들의 눈에는 하나의 고통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우리 얼굴
붉은 사람들이 야만인이라서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인지도 모

른다. 당신들의 도시에는 조용한 곳이라고는 없다. 봄의 나뭇잎
소리를 듣거나 곤충의 날개가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을 만한
곳이 없다. 당신들의 도시에서 들리는 소음은 귀를 욕되게 할 뿐

이다. 인디언은 물웅덩이 수면으로 내려꽃히는 바람의 부드러운
소리를 좋아한다. 한낯에 내린 비에 씻긴바람 그 자체의 냄새를
좋아한다. 소나무향기도 마찬가지다.얼굴붉은 사람들에게 공기

는 더없이 소중한 것! 동물이든 나무이든 사람이든 살아있는 모든

것 들은 똑같은 숨결을 나눠같기 때문이다. 죽은지 며칠이 지난
사람처럼 당신들의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악취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잠자리를 계속 파 헤치고 더럽힌다면
어느날 밤인가 당신들은 스스로의 폐허에서 숨이 막혀 깨어날 것
이다. 들소는 모두 죽임을 당하고 야생마들은 모두 길들여지고

숲의 은밀한 구석까지 사람들의 냄새로 가득하다. 그리고 산마다
목소리를 전하는 전선줄이 어지럽게 드리워져 있다. 덤불숲은
어디에 있는가? 없어져 버렸다. 독수리는 어디에 있는가? ?

사라져 버렸다. 들짐승이 사라지면 인간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들짐승들이 어두운 기억의 그늘속으로 사라지고나면 인
간은 혼의 깊은 고독감 때문에 말라죽고 말 것이다. 모든것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짐승에게 일어나는 일은 똑같이 인간에
게도 일어난다. 당신들이 온 후로 모든것이 사라졌다.그러나 사냥
이니 날쎈동작이니 하는 것에 대해 굳이 작별을 고할이유가 무엇

인가? 이제 삶은 끝났고 살아남는일 만이 시작되었다. 이 넓은 대
지와 하늘은 삶을 살때는 더없이 풍요로웠지만 살아남는 일에는
더없이 막막할 따름이다. 연어떼를 보았으니 이제 나와 나의 부족

은 행복한 얼굴로 돌아간다. 어쩌면 또 한번의 행복한 겨울은 짐
작에 그칠 뿐 나의 부족에게 다시찿아오지 않을 꿈일른지 모른다.
우리는 당신들 얼굴흰 사람들에게 밀려 살아남기 위해 막막한

겨울들판으로 뿔뿔히 흩어져야 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늘 우리
의 눈으로 직접본 연어떼의 반짝이는 춤을 나의 부족은 잊지못할
것이다. 이것으로 내말을 마친다.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