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슈나무르티: 게으름 피는 게 뭐가 나쁩니까? 가만히 앉아 점점 가까워지는 먼 데 소리를
듣는 게 뭐가 나쁩니까? 아니면, 어느 날 아침 침대에 누워 가까운 나무에 앉은 새를 보거나,
다른 잎은 가만히 있는데, 산들바람에 가볍게 나부끼는 별난 나뭇잎을 바라보는 게 왜 나쁩니까?
그게 어째서 나쁘다는 겁니까? 우리가 게으름을 나쁘다고 하는 건, 게으름 피는 건 나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게으름이라는 게 무슨 뜻인지 한 번 따져 봅시다. 기분이 좋아서,특정 시간이 지났는데도 침대 위에서 빈둥거리고 있으면 사람들은 그런 사람을 게으르다고
합니다. 힘이 모자라서, 아니면 다른 건강상의 이유 때문에 공부나 놀이를 하기 싫어하면
사람들은 역시 게으르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진짜 게으름이라는 건 뭘까요?
마음이 마음 자체의 반응, 마음 자체의 미묘한 움직임을 감지하지 못할 경우 그런
마음이야말로 게으로고 무식합니다. 실험에 떨어졌거나, 많은 책을 읽지 못했거나, 아는 게 별로없다는 상태는 무식한 상태가 아닙니다. 진짜 무식한 상태는, 자신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태,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자신의 의도하는 바, 자신의 반응을 감지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마음이 잠들어 있는 상태를 지칭하는 게으름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
마음은 잠들어 있습니다. 이들의 마음은 지식에, 성전에, 샹카라나 그 밖의 성인들이 한 말에
중독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철학을 따르고 자신을 훈련시킵니다. 그래서 이들의 마음은 - 강처
럼풍요롭고, 넉넉하고, 힘차게 흘러야 할 마음이 - 비좁아져 있습니다. 미련해지고, 지쳐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게으른 것입니다. 야심적인 마음, 결과를 쫓는 마음도 진정한 의미에서는 적극적인
마음일 수 없습니다. 겉보기에는 적극적인 것 같고, 바라는 바를 성취하기 위해 하루종일 일하는것 같지만 그 바닥은 절망과 좌절로 무거울 뿐입니다.
따라서 진짜 게으른 게 어떤 상태인지 알아내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사람들이
여러분에게 게으르다고 하더라도 받아들이지 마세요. 정말 게으름이 무엇인지 스스로 찾아내도록하세요. 멋모르고 받아들이는 사람, 멋모르고 거부하거나 모방하는 사람, 두려움에 사로잡혀
자신이 들어앉을 도랑을 파는 사람, 이런 사람이야말로 게으른 사람입니다. 따라서 이런 사람들
마음은 나날이 마모되어 가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사람은 게으른 사람이
아닙니다. 자주 가만히 앉아 나무, 새, 사람들, 별, 고요히 흐르는 강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도
게으른 사람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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