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타자르 그라시안.

윗사람을 앞질러서는 안 된다

별관신사 2014. 6. 5. 00:36

승리와 공적은 윗사람에게 돌려라. 철저하게 패배당하면 증오감이 생겨난다.
윗사람을 앞질러 가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자기보다 우수한 사람에게
은근히 질투심을 느끼고 분하고 짜증스러운 느낌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이며

윗사람이라면 더욱 그런 느낌을 가질 것이다.
대단한 장점이 아니라면 유의하여 숨겨 놓을 일이다. 미모의 주인공도
일부러 가꾸지 않고 옷차림 따위에 무관심하면 남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법이다.

자신보다 운이 좋다거나 인격이 뛰어나고 성격이 좋은 사람을 보고
짜증스러워하거나 얼굴을 찌푸리는 사람은 없지만 자신보다 총명한 사람에
대해서는 적개심을 나타내게 된다. 특히 윗자리에 앉은 사람은 거의 다 그렇다.

지성이야말로 인간의 자질 증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인데, 윗자리에
앉은 사람은 이 최고의 자질 면에서도 정점에 서고 싶어 한다. 남의 윗자리에
앉은 사람은 자신을 도와 주는 사람에게는 미소를 보내지만, 자신을 앞질러

가려고 하는 사람은 쌀쌀한 눈길로 바라보는 것이다.
무엇인가 조언을 할 때에는 잊어버린 일을 주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 한 수 가르쳐 준다는 식의 태도는 금물이다. 이러한 미묘한 이치는

하늘의 별에서 배우자. 태양의 아들인 별들은 하늘에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지만 태양보다 밝은 빛을 내려고는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