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진보(古文眞寶)

유소부가 그린 산수병풍의 노래. 두보.

별관신사 2015. 9. 25. 03:38

대창안엔 단풍나무 자랄 수 없는 것이거늘

괴상하게도 대청안 강과 상에 안개 피어 오르네

듣건데 그대는 적현의 그림 쓸어 없애고

흥이 나는대로 다시 산수의 흥취를 그렸다하네

화가는 무수히 있다 하나

잘 그리는 이는 만날 수 없었는데

이 그림 대하자 마음과 정신 녹는 듯 하니

그대 붓과 종이 소중히 다룸을 알겠네

어찌 기악과 정건에 그치겠는가?

붓솜씨 양거란 보다 휠씬 뛰어나네

곤륜산의 헌포를 잘라다 놓은게 아니라면

곧 소수와 상수가 굽이치고 있는게 아닐까

고요히 내가 천모산 아래 앉아 있을 때 처럼

귓전에 이미 이미 맑은 원숭이 소리 들리는 둣하네

어제밤 비바람 세찼던 것 돌잌켜 생각하니

바로 포성의 귀신이 들어와 있는 듯하고

천지의 기운 촉촉하여 병풍조차도 젖어 있는 듯하니

조물주가 상소하여 하느님께서 눈물 흘렸기 때문이리라

들판 정자에 봄 돌아 왔으나 여러가지 꽃필 때 아직 멀었고

늙은 어부 어둠을 밟고 이로운 배 위에 서 있네

파란 강물은 깊고 푸른 바다는 넓은 데

언덕 가까이 곁은 섬은 가는 터럭 까지도 그려져 있으니

상비가 슬을 탈 적 일은 보지 못하였으되

지금도 반죽은 강물 가에 자라 있네

유소부는 자연의 이치에 정통하고

그림 좋아 하는 것이 골수에 박혔네

구 자신에게 아들 둘 있는데

붓 휘두르는 솜씨 역시 비길데가 없다네

큰아들 촘영이 지극하여

산꼭대기와 절벽에 늙은 나무 덧붙여 그려 넣을 수 있고

작은 아들 마음의 창이 열리어

산승과 동자의 모습 잘 그리네

약야계 있고 운문사 있는데

나만 어찌하여 진흙 먼지속에 있는가?

짚신에 버선 신고 이제부터 숨어 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