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듣건데 천자의 말은 하루 천리를 달린다 했는데
지금 이 그림이 바로 그것이 아니겠는가?
그 얼마나 모슴이 웅장하고 걸출한가?
말꼬리에선 낙엽진 나무가지 끝처럼 찬바람 일고 있네
털은 녹옥색인데 두 귀는 노랗고
눈에선 자줏빛 불꽃 일고 두 눈동자도 모났네
빼어난 용같은 성질은 변화에 적합하고
우뚝한 타고난 뼈는 삼엄하게 벌려져 있네
옛날에 태복 장경순이
말 기르고 길들이어 맑게 빼어난 것들 골라
마침내 태노로 하여금 마구간 지키게 하고
달리 좋은 말새끼 기르게 한것은 그 신통하고 빼어남 사랑해서였다.
그 당시 40만 마리의 말이 있었으나
장경순은 그 재질 모두 하급인것을 탄식하였네
그래서 다만 실물 그림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전한 것인데
자리 옆에 걸린 그림 보니 오래 되어도 더욱 새롭게 느껴지네
여러해 되면 만물 변화하는 것인데 공연히 겉모양만 있으니
아아 힘찬 발길로 달리게 할 길 없구나!
지금도 어찌 요뇨같은 신마의 화류 같은 날랜 말 없겠는가
세상에 말 잘 모는 왕량이나 말 잘 보는 백락 없어 그대로 죽어갈 따름이지.
'고문진보(古文眞寶)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한가. 백거이. (0) | 2015.10.03 |
---|---|
강남에서 천보 연간의 악공을 만난 노래. 백거이. (0) | 2015.10.02 |
이조의 팔분소전을 노래함. 두보. (0) | 2015.09.26 |
유소부가 그린 산수병풍의 노래. 두보. (0) | 2015.09.25 |
이존사의 소나무 병풍에 적은 노래. 두보. (0) | 2015.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