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힐이 새 발자국을 보고 만든 글자 이미 어떤건지 모르게 되었으니
자체의 변화는 뜬 구름처럼 알 수 없네
진창의 석고도 이미 변해 버렸으니
대전과 소전의 팔분서를 낳게 했네
진나라에는 이사가 있었고 한나라에는 채웅이 있었으나
그 밖의 작가들에 대하여는 아무것도 전하지 않네
시황의 역산비도 들불에 타 버리니
대추나무 옮겨 새긴 게 전한다 하지만 자획 굵어져 진짜와 다른 것일세
고현은 한대에 세운 노자비 아직 우뚝 서 있는데
글씨란 여위면서도 힘있게 씀이 귀중한데 그래야만 신통하게 된다네
애석하게도 이사와 채옹 다시 나올수도 없으나
내 생질 이조의 글씨 그들에게 가깝고
또 상서 한택목과
병조참군 채유린이 있네
개원이래로 몇명의 팔분서 쓰는 이 있는데
이조에겐 밑에 두 아들이 있으니 합치면 세사람일세
더욱이 이조의 소전은 진상이사에 가까워서
예리한 칼과 긴 창이 삼엄하게 마주 보고 있는 듯하네
팔분서 한자는 백금의 값이 나가니
교룡이 틀임을 하여 근육이 억세 보이는 것 같네
오근의 장전이 초서를 뽐내고 있지만
초서는 옛것이 아니고 부질없이 웅장하기만 한 것일세
어찌 내 생질이 멋대로 굴지 않을만 하랴?
이사나 채옹같은 노성한 경지에 이르러 있네
파동에서 이조를만나
한 달 넘도록 내게 노래 지어줄 것을 요청하네
나는 지금 노쇠하고 재주와 능력도 없으니
이조여 ! 이조여! 그대 어이 노래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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