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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삶과 죽음.

별관신사 2012. 11. 6. 06:56

김성호 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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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라시대의 향가에 “제망매가”가 있지요. “삶과 죽음이 어디 있음에...” 요즘 뉴스로 새삼 생(生)과 사(死)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엊그제 연천 군부대에서 있었던 끔찍한 사고의 사건 발단과 개요가 밝혀지고 있는 데, 뉴스를 보니 너무 처참하고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잔인할 수 있나 생각된다죠. 그전에 유영철 사건 때도 인간의 탈을 쓴 악마라느니, 살인마를 즉각 처단해야 한다고 했지만. 이번 사건의 김동민 일병도 그런 생각이 들게 하네요. 저는 어제가 로무알또 성인의 축일이었기에, 작년 7월12일 대전교도소에서 재소자 김원식에게 폭행 당하고 돌아가신 김동민 로무알또 형제님 생각이 문득 났어요. 김동민 교도관은 저와 같이 근무하였던 직원이었죠. 전 국민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그 일이 있었던 지도 어느덧 1년이 다가오는 데... 이번에 군대에서 잔인한 일을 저지른 사람도 “김동민”이니... “동명이인”이지만, 우연찮게 그 이름으로 또다시 충격을 느끼게 되다니... (ㅠㅠ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 했지요. 그래도 선한 일 하며 이 세상을 살다가 죽어서도 좋은 이름을 남기고 한평생을 잘 살았다고훌륭한 사람으로 추앙받는 게 좋겠죠. 생명을 가진 존재는 언젠가 죽음을 맞고 이승을 떠나는 데, 소중한 생명 잘 간직하며 좋은 일을 많이 하며 기쁨과 행복을 주는 게 보람일 거여요. 저는 어제 저녁에 퇴근해서 집에서 저녁밥을 먹고 있다가 한통의 급한 전화를 받았어요. 함께 근무하는 담당님(그전에는 계장이라 했지만 지금은 담당이라 하지요.)의 어머니께서 어제 저녁 6시반경 돌아가셔서 충남대병원 영안실에 모셨다는 전화였죠. 막 퇴근시간을 지나서 운명하셨기에 연락이 늦을 수 밖에 없었어요. 저녁식사를 먹고 있던 저는 얼른 옷을 갈아입고 시내버스를 타고 영안실로 갔어요. 연락 받자마자 간 거라 직원도 세 사람 밖에 없더라구요. 영정사진도 채 준비 안 되었고 막 빈소를 차리는 중이더라구요. 좀 더 기다리니 연락받은 직원들이 몇 사람 더 오고 고인의 가족들 직장에서도 와서 그때서야 장례식장 분위기가 나더라구요. 고인은 85세를 일기로 돌아가셨는 데, “치매”를 7년 동안 앓고 계셨데요. 78세에 치매 발병 하셨던 거였죠. 저희 어머니도 그 못쓸 병 “치매”로 3년을 고생하셨었는 데, 치매환자의 고통을 직접 겪어본 저는 유족들이 힘들었을 게 눈에 선했어요. 저희 어머니는 다른 가족을 몰라보면서, 우리 애들과 당신의 며느리 보고도 아저씨 아줌마라고 하며 이상한 행동을 하셨었죠. 그래도 큰 아들인 저는 잘 알아보셨어요. 가끔은 저도 몰라볼 때 있었지만요. 그래도 누구보다도 큰 자식인 저를 잘 기억하고 알아보셨죠. 정신을 놓고 계시다가도 끌어안고 위로해 드리는 저에게, “성호야, 내가 빨리 죽어야지?”하면서 우셨던 어머니이셨어요. 저는 “어머니! 치매가 환자본인은 물론 여러 사람을 힘들게 하는 병이지만, 그래도 의학기술이 발달하고 있어, 언젠가는 치료 되니까 우리가 드리는 약 잘 드시고 편한 마음으로 지내시라” 했었는 데... 치매요양원에 모신 후에 불행한 사고로 돌아가신지 어느덧 2년 2개월이 되었네요. 제 어머님을 위해 저희가 기도드리는 데, 지금은 제 어머니도 천국에서 저희 잘 되기를 바라고 계실 거여요. 오늘은 6월21일입니다. 제가 직원들과 함께 오늘과 내일은 교대하면서 주야로 영안실에 있어야 하니, “컴”과 가까이 하기 힘들겠어요. 우리 님들이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힘들더라도 이 세상에서 고생하셨던 직원 어머님께서 천국에서 편안하시길 기원하며 장례일을 도와드려야죠. 우리 님들도 힘내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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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님의 삶과 죽음을 읽고 제망매가를 올려드림니다


제망매가(祭亡妹歌)

생사의 길은 이승에 있으매 두려움 없지만

나는 간다 하고 말도 못하고 가느냐

어느 가을 이른바람에 여기저기 떨어지는 낙엽처럼

한 가지에 나서 가는 곳을 모르는구나

아미타 정토에서 너를 만날 나는

도를 닦아 기다리련다

<월명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