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주요한 특성을 구성하는 인간생활이 이 모순을 인정치 않고,
시대에 뒤진 인생관을 출발점으로 하는 거짓된 과학―이 가공적(架空的)인
과학은 그 최후의 결론에 있어서 인류 대중이 요구하는 바, 즉 개인생활의
행복이 행복의 가능을 인정하고 인간을 위해 동물적인 생존만을
행복이라고 인정하게 하기 마련이다.
허울 좋은 과학은 그것에 하나의 설명을 찾아내려는 대중의 요구
이상으로까지 나가려는 기세이다. ―즉 인간의 합리적 의식이 그 출현의
첫 시작에서부터 부정해 오던 것을 시인하게 되었고, 더구나 인간생활은
모든 동물생활과 마찬가지로 개인 종족 및 형태의 생존 경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고야 마는 것이다.
바리새인 및 학자들의 거짓된 교리는 참된 생활의 의미에
관한 설명조차 주지 않으며, 생활상 아무런 지침도 주지 않는다.
생활의 유일한 지침으로서 나타나 있는 것은 아무런 합리적
설명도 갖고 있지 못하는 생활의 타성이다.
「인생을 정의한다는 건 쓸데없다. ―누구나 인생을 알고 있다. 그것이면
그만이다. 그저 살아나갑시다!」거짓된 교의의 뒷받침을 받은 사람들은 그
미오(迷誤) 속에서 이렇게들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인생이란 무엇인지,
인생의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모르는 체 그들은 그것으로서 그들이 살고
있는 것 같이 느끼고 있는 것이다. 마치 전혀 아무런 방향도 없이 물결에
흔들리는 사람이 자기로서는 자기가 가야 할, 또 가려고 생각하는 쪽으로
나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듯이.
어떤 아이가 가난 속이나 부유(富裕) 속에서 태어나 바리새나 혹은
학자식 교육을 받았다고 가정하자. 아이에게는, 또 청년에게는 아직
인생의 모순도 존재하지 않으며, 인생에 대한 문제도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바리새파의 설명도 학자들의 설명도, 그에게는 불필요하며 그의
생활을 지도할 수 없다. 그는 오직 주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본보기에서
배울 따름이다. 그런데 이 본보기에는 바라새파의 본보기든 학자의
본보기든 다름이 없다. 전자도 후자도 오직 개인적 생활의 행복만을
염두에 두고 생활하고 있으며, 그 아이에게도 또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만약 그의 양친이 가난하면 그는 양친에게서 배울 것이다. 인생의
목적은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빵과 돈을 버는 것이며, 뒬 수 있는 대로
적게 일해서 동물적 자아(自我)를 될 수 있는 데까지 만족시켜 주는
일이라고, 반면에 그가 사치속에 태어났다면 아마 그는 이렇게 배우리라.
인생의 목적은 될 수 있는 대로 유쾌하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부귀와 명예를 얻는 일이라고.
가난한 자가 얻는 모든 지식은 오직 자기 자신의 행복을 더하는 데만
필요하다. 부유한 자가 얻는 모든 과학과 예술의 지식은 과학 및 예술의
의의에 관한 모든 고상한 말에도 불구하고, 그에게는 그저 권태를
정복하고 유쾌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만이 필요하다. 이 두 사람은 오래
살면 살수록 한간(巷間) 사람들이 지배하고 있는 견해를 더욱더 강하게
흡수하게된다. 그들은 결혼해서 가정을 이룬다. 그러면 동물적 생활의
행복을 얻으려는 갈망을 가정을 시인함으로써 더욱더 강해지고, 남과의
투쟁은 격화되며, 오직 개인적 행복을 위해서만이 생활하려는 버릇이
확립된다.
만약 전자든 후자든 간에, 즉 가난한 자나 부유한 자에게 그러한 생활의
합리성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하더라도 또 만약 그 어느 자에게든지
그들의 자손들에게까지도 계속될 이 목적 없는 생존 경쟁은 무엇
때문인가라는 것과, 혹은 자기와 자기의 자식들에게도 최후에는 고통으로
그치게 될 열락(悅樂)에 대한 속기 쉬운 이러한 추구(追求)는 무엇
때문인가, 하는 문제 따위가 생긴다 하여도, 아마 거기에는 그 보다
수천년 전의 옛날에 그와 똑같은 상태에 있었던 위대한 인류의 스승들이
오랜 옛날에 인류에게 가져다 준 인생의 정의를, 그가 알게 될
개연성(蓋然性)은 거의 없을 것이다. 바라새파나 학자들의 교의가 모두
그들의 눈을 가리고 있으므로 그것을 보기란 좀처럼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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