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릴 지브란

일에 대하여.

별관신사 2017. 4. 18. 16:27

그러자 농부 한사람이 물었다. 저희에게 일에 대하여

말씀해 주소서. 그는 대답했다. 그대들은 대지와 또한

대지의 영혼과 함께 발맞추어 나아가기 위해 일하는


것이다. 게으름이야 말로 계절의 이방인이 되는 것이며

자랑스런 복종으로 장엄하게 영원을 향해 나아가는 삶의

행렬을 벗어나는 것이다.


그대들 일할 때면 그대들은 피리가 되어 그 속에서

시간의 속삭임은 음악으로 변해 울려 나간다.

그대들 중 누가 모두 어울려 한 음으로 노래할 때


말못하는 벙어리 갈대가 되고자 하는가? 그대들은

언제나 일이란 재앙이요 노동이야 말로 불운이라는

말을 들어 왔다.  그러나 내 말하노라.


일하고 있을 때 그대들은 대지의 가장 깊은 꿈의 한조각을

채우는 것이라고, 오직  그대들에게만 맡겨진 꿈을,

또 스스로 노동함으로써만 그대들 진실로 삶을 사랑할 수


있으며 또 노동을 통해 삶을 사랑하는 길만이 삶의 가장

깊은 비밀을 알게 되는 일이라고.  허나 만일 그대들 괴로워

태어남을 고통이라 부르고 육신으로 살아감을 그대들


이마에 쓰인 저주라 일컷는다면 내 감히 대답하리라.

그대들 이마에 흐르는 땀만이 그 저주를 씻어줄 것이라고 .

그대들은 또한 삶은 암흑이라는 말을 들어왔다.


그리고 피로 속에서 그대들 또한 지친자들의 그 말을

되풀이 한다. 허나 내 말하노라. 강한 충동이 없을 때야

말로 삶은 진실로 암흑이라고.그리고 또한 모든 충동이란


깨달음이 없을 때엔 쓸모없는 것. 그리고 또한 모든 깨달음은

노동이 없다면 헛된 것. 그리고 모든 노동은 사람이 없다면

공허한 것임을. 그대들 사랑으로 일한다면 그대들은 스스로를


스스로에게로 귀속시키는 것이며 그리고 서로서로  마지막엔

신에게로 귀속시키는 것이다. 그러면 사랑으로 일함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그대들 심장에서 뽑아낸 실로 옷을 짜는 것.


마치 그대들 사랑하는 이가 입기라도 할 것 처럼.  그것은

애정으로 집을 짓는 것. 마치 그대들 사랑하는 이가 살기라도

할 것 처럼. 그것은 자비로 씨를 뿌리고 기쁨으로 거두어


들이는 것. 그대들 사랑하는 이가 그 열매를 먹기라도 할 것

처럼.  그것은 또 그대들이 형상을 짓는 모든 것에 그대들만의

영혼의 숨결을 불어 넣는 것.  그리하여 그대들 곁에는


언제나 모든 복받은 죽음들이 서서 바라보고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나는 가끔 그대들이 잠꼬대인 양 중얼거리는 것을

들었다. 대리석을 쪼으며 일하는 이 그리하여 돌속에서


제 영혼의 모습을 찿아내는 이는 흙을 가는 이보다 고상한 법.

또 무지개를 잡아 헝겁위에 인간의 모습을 그리는 이는 우리

발이 신을 신을 신발을 만드는 이보다 고상한 법.


허나 내 잠속에서가 아니라 활짝 깨어있는 한낯에 말하노라.

바람은 커다란 참나무라고 해서 하찮은 풀잎에게서보다

더 다정하게 속삭이지는 않는다고.


그러므로 바람소리를 자기만의 사랑으로 부드러운 노래로

변화시키는 이 그만이 홀로 위대하다고. 노동이란 보이게

된 사랑. 그대들 만약 사랑으로 일할 수 없고 다만 혐오로써


일할 수 밖에 없다면 차라리 그대들은 일을 잊어버리고

신전 앞에 앉아 기쁨으로 일하는 이들에게 구걸이나 하는게

나으리라. 왜냐하면 그대들 만약 냉담하게 빵을 굽는다면


인간의 굶주림을 반도 채우지 못할 쓴 빵을 구울 것이기에,

또한 그대들 원한에 차서 포도를 짓이긴다면 그대들의 원한은

포도주 속에 독을 뿜을 것이기에.


또한그대들 천사처럼 노래할지라도 노래함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낮은 소리와 밤의 소리에 대하여 인간을 귀먹게

하는 것이 될 뿐이기에 .



                                                       칼릴 지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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