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이 이름은 빛나는 하늘을 뜻한다. 제우스는 티탄 크로노스와 레아의
셋째 아들이다.크로노스는 자식에게 권력을 빼앗길까 저어하여 자식들
이 태어나는 족족 삼켜버렸다. 레아는 막내 제우스를 구하기 위해
꾀를 썻다. 갓 태어난 제우스 대신 커다란 돌을 강보에 싸서 남편에게
주었던 것이다. 그런 뒤에 레아는 제우스를 크레타 섬에 숨겼다.
거기에서 어린 제우스는 암염소 아말테이아의 젖을 먹고 요정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라났다. 제우스는 성년이 되자 책략이 비상한
여신 메티스의 도움을 받아 아버지가 삼킨 형제자매들을 되살려
내었다. 크로노스는 자식들을 도로 토해 내면서 제우스 대신 삼켰던
돌도 함께 토해냈다. 제우스는 자신의 쾌거를 기념하기 위해 그 돌을
세계의 중심에 있는 델포이 신전에 가져다 놓았다. 그리고 나서
형제자매들과 함께 힘을 합쳐 크로노스와 티탄들을 공격했다.
싸움은 10년동안 계속되었다. 일설에 따르면 이 기간은 고대에 지진이
그리스를 강타했던 10년에 해당한다. 레아는 제우스가 결혼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화가난 제우스는 레아를 겁탈하겠다고 위협했다.
레아는 능욕을 모면하기 위해 뱀으로 변신했다. 하지만 ....
제우스는 자기도 뱀으로 변신하여 기어이 레아를 범했다. 그 뒤로
천하의 유혹자이자 강간범인 제우스의 화려한 애정편력이 시작된다.
제우스가 어떤 여신이나 님프나 인간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었던
신화적인 정복은 그리스가 이웃나라 영토를 침략했던 사건들과 연관
되어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제우스가 첫번째 아내로 삼은 여신은
매티스이다.크로노스가 삼킨 자식들을 도로 토하게 하는 약을 만들어서
제우스를 도와준 바로 그 여신이다. 제우스는 자신에게서 벗어나려는
여신을 억지로 굴복시켜 딸을 잉태하게 했다. 하지만 여신이 딸을
낳으면 그 다음에는 아버지의 왕위를 빼앗을 아들을 낳으리라는
가이아의 경고를 두려워한 나머지 임신한 여신을 삼켜버렸다.
출산이 다가 오면서 제우스는 극심한 두통에 시달렸다. 프로메테우스가
그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도끼로 머리를 찍자 거기에서 완전무장을
한 아테나 여신이 나왔다. 제우스는 어떤 형상으로도 변할 수 있는
능력을 이용해서 숱한 여자들을 유혹하거나 능욕했다. 에우로페를
유혹할 때는 황소로 변신했고 레다에게 접근할 때는 백조로
다나에를 꼬일때는 황금빛 물로 변신했다. 그런가 하면 칼리토스에게
다가가기 위해 아폴론의 모습을 취하기도 했고 절개가 곧기로 유명한
알크메네와 동침하기 위해 그녀의 남편 암피트리온의 형상을 빌리기도
했다. 제우스는 무수한 여자와 애정행각을 벌였지만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남자에게도 욕정을 품었다. 그는 지상에서 가장 잘생긴 남자로
여겨지던 트로이아의 왕손 가니메테스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그래서 독수리로 변신하여 미소년을 납치했다. 천상천하의 지배자
제우스에게도 이루지 못할 사랑이 있었다. 아킬레우스의 어머니
테티스는 헤라와 맺을 우정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 제우스의
구애를 받아 들이지 않았다. 티탄 코이오스와 포이베의 딸이자 레토의
자매인 아스테리아는 제우스의 구애를 피하기 위해 메추라기로 변신
해서 바다에 몸을 던졌다. 아스티리아의 유해는 오르티기아 섬 (메추
라기섬) 으로 변했고 이 섬은 훗날 델로스라 불리게 되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