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강좌

존재와 비존재.

별관신사 2021. 4. 5. 07:07

오늘날 파리에서 시드니에 이르는

도시의 자동차 트럭 오토바이에는 슈타델의

사자 남자 비슷한 아이콘이 붙어 있다.

 

유럽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자동차 회사인

푸조에서 만든 자동차들의 후드에 붙어

있는 장식품이다.

 

푸조는 슈타델에서 320킬로미터 밖에

떨저지지 않은 발렌티니 마을의 조그만

가족기업으로 시작했다.

 

오늘날 이 기업은 시계의 곳곳에서 20만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서로 모른다.

 그런데 낯선 사람들끼리 효율적으로

 

협력한 덕분에 2008년 푸조는 150만대가

넘는 자동차를 생산해 550억 유로의 수입을

올렸다.  푸조sa(이 회사의 공식명칭)가

 

존재한다고 말할 때 이것은 무슨 뜻일까?

푸조 차들이 많이 있지만 그것이 곧 회사는

아니다. 설사 세계에 있는 모든 차들이

 

폐차로 버려져 고철로 팔린다 해도 푸조sa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새로운 차를

생산하고 연례실적 보고서를 발표할 것이다.

 

이 회사는 공장과 설비 전시장을 소유하고

있고 정비공 회계사 비서를 고용하고

있지만 이 모두를 합친다해도 곧 푸조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혹 재앙이 터져서 푸조의

임직원 전원이 사망하고 조립라인과 중역

사무실이 모두 파괴될 수 있겠지만 그럴

 

떼에도 회사는 돈을 빌리고 새 직원을 고용

하고 공장을 새로 짓고 기계설비를 새로

구입할 수 있다. 푸조에는 경영주와 주주가

 

있겠지만 이들이 곧 회사인것도 아니다.

경영자가 모두 해고되고 주식이 모두 팔릴

지라도 화사 자체는 그대로 있을 것이다.

 

이것은 푸조sa가 불사신이라거나 불멸

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만일 판사가 해산판결을 내린다면  공장도

 

그대로 서있고 자동자와 회계사 경영자와

주주는 계속 살아있더라도 푸조sa는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다.  한마디로 푸조sa는 물질

 

세계와 본질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게 정말고 존재하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푸조는 우리의 집단적 상상력이

 

만들어 낸 환상이다.  변호사들은 이것을

법적인 허구라고 부른다. 이것은 손으로

가리킬 수 없다. 물리적 실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적실체로써는 존재한다.

당신이나 나와 마찬가지로 이 회사는 그것이

운영되는 국가의 법에 제약된다.

 

은행계좌를 열고 자산을 소유할 수 있다.

세금을 내고 소송의 대상이 되며 심지어

회사를 소유하거나 거기서 일하는 사람과

 

별개로 기소당할 수도 있다. 푸조는 유한(책임)

회사라는 특별한 법적 허구의 산물이다.

이런 회사의 이면에는 인류의 가장 독창적인

 

발명으로 꼽히는 개념이 존재한다.

 

                                    호모사피엔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