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글.

창발사회론 (9) Soft 중심의 새로운 국민활력

별관신사 2013. 2. 8. 06:36

<8편에서 계속>

 

 

- Soft 중심의 새로운 국민활력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으로 제조업 기반을 착실히 갖춘 것은 스스로에게 내린 축복이다. 제조업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되어야 하지만 이제 제조업 중심의 Hard한 경제정책이 고용과 복지를 대처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공장을 함부로 뜯어 옮길 수도 없으니 지역균형의 한계를 가지고 있고, 성장동력의 기조는 형성하였지만 성장동력의 미래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또한 Hard 중심의 정책기조는 경제 양극화, 고용문제 해결의 실패, 지역불균형의 확대, 한 정부가 끝날 때마다 재정부담이 2배씩 늘어나는 모순이 계속 반복되고 있으며, 통일에 대한 논의도 국가 채무, 가계 빚 등의 이슈가 확대일로에 있는 상황에서 재정적 여력을 도출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지식정보사회의 정체성과 개인 중심의 느슨한 공동체 형성은 흔히 갈등과 대립을 부르는데 이를 슬기롭게 해결하자면 우리 사회에 그동안 부족했던 '신뢰'와 같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과 사람을 중시하는 인적자본(Human Capital) 중심의 정치, 행정체계가 바람직한데 박근혜 정부는 이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이러한 기조는 향후 10년 이상의 국가과제로 보아야 하고 그러한 장기적인 국가과제는 인적 자본(Human Capital)과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중시하는 소프트Soft 중심으로 (1)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대외정책(대북정책 포함), (2) 국민의 다수가 역할을 하는 복지정책 (3) 국민화합(사회적 자본)으로 신뢰사회 구축과 Bottom-Up 방식의 의사결정의 확대, (4) 지속가능한 국가발전을 위한 참여와 도전의 국민활력 회복 등을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한다.

 

     이러한 4가지 과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의 발전을 담보하는 '참여와 도전'의 국민활력 회복이다. 국민활력이 지역활력으로, 또 지역활력이 다시 국가활력으로 확대재생산 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개개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들이 갖춰져야 하는데, 이 국가운영체계가 바로 '극대'와 '극소'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고 '극소'를 중심으로 창발산업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는 '새로운 생태계'다.

 

     물론 이러한 '새로운' 생태계로 (1) 어떻게 새로운 창발산업(IT, BT, 한류, 에너지 분야 등)의 시장을 우리가 선점하고 글로벌화 할 것이며, (2) 어떻게 지속 가능한 균형 잡힌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며, (3) 어떻게 2030 세대의 역할을 확대하여 국민적 활력을 극대화시킬 것이며, (4) 어떻게 하면 전국 주요 대도시의 활력을 증대하고 지역을 균형발전시킬 것이냐 등이 정책적 이슈가 될 것이다. 

 

     대기업은 수직화된 관료체제가 고착화되어 빠른 변화에 대처하기 힘들고 개개인의 창의력이 필요한 분야에 있어서 취약점을 갖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과 개인개발자들은 현재의 트렌드에 맞는 창의적인 서비스들을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제공할 수 있다. 

 

     때로는 카카오톡의 경우에서 보듯, 대기업(극대)이 상상조차 하지 못 한 새로운 트랜드를 중소기업과 개인개발자(극소)들이 선제적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이렇듯 새로운 생태계의 핵심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혹은 대기업과 개인개발자들 사이의 조화로운 협업과 공존이다.

 

     협업과 공존의 생태계로 변하고 있는 글로벌 경제 환경을 따라잡지 못하거나 정체되는 국가는 국민이 활력을 잃게 되고, 지역이 침체되고, 마침내 국가가 성장동력을 잃게 된다. 

 

      <참고> 노키아의 실패 원인 가운데 아이폰의 존재감/위협을 모르거나 무시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노키아는 특히 아이폰의 위협에 대해서는 거의 장님이나 마찬가지였다. (중략) 아이폰의 아성을 더욱 굳혀 준 것은 앱스토어였다. 이 온라인 상점은 고객들을 iOS에서만 작동하는 앱의 세계로 끌어들였다. 노키아도 자체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를 가지고는 있었지만 단순히 껍데기만 흉내낸 것에 불과했다.(지디넷코리아 2012.06.15)

 

     이의 대표적인 사례가 '노키아'로 대표되는 핀란드이고 핀란드는 최근 모바일 분야의 경쟁력 상실로 인하여 국가 전반의 경쟁력이 위기에 직면한 반면, 이스라엘의 1인당 국민소득은 대략 3만불 남짓으로 한국보다 1.5배 정도로 앞서가고 있는데, (1990년대 말 까지만 해도 비슷했음.) 

 

     이는 이스라엘의 미국 나스닥 상장사 수數가 한국과는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많고, 특허의 수나 세계적 벤처의 숫자 역시 많다는 점, 그리고 이스라엘이 '활력이 살아있는 창업국가'라는 데서 이스라엘의 대對한국 우위가 비롯되었다는 것 등을 보면 국가라는 '극대'와 창업자(벤처)라는 '극소'의 조화로운 협업과 공존의 '새로운 생태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활력은 새로운 기회를 무궁무진하게 제공할 수 있는 스마트미디어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방송과 통신 같은 기존의 미디어는 자본과 권력에 의하여 움직이는 경향이 컸으나 미래의 미디어는 상향식(Bottom→Up)으로 움직일 수 있는 '새로운 틀'이 형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예를 들어 리얼 4G 네트워크의 틀만 갖추어져도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개인방송국을 만들고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개인 방송을 할 수 있으며, 이 개인방송이 세계인의 손가락과 손가락을 거치면서 전 세계 어느 곳이라도 퍼져나갈 수 있는 시대는 곧 도래할 것이다. (이 정도는 현재 누구나 상상가능하지만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엄청난 창발이 있을 수도 있다.)

 

     위에서 보듯 리얼 4G 시대가 오면 새로운 서비스와 디바이스, 새로운 콘텐츠 등으로 세계시장을 선점해야 하는데 (한류처럼), 콘텐츠나 어플리케이션 등은 창의력이 생명이기 때문에 '새로운 생태계'를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에서 먼저) 잘 구축하거나 구축하도록 지원하여 세계 4G시장을 선점하는 정책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그런 시대가 오면 (실지로 아주 가까운 시기 내 도래할 것이다.) 이 틀은 대기업에게나 중소기업에게나 개인에게나 심지어는 초/중/고등학생들(극소)에게까지 그 기회가 공평하고 공정하게 제공되어 '극소'와 '극대'의 조화로운 협업과 공존을 의미하는 '새로운 틀'이 될 것이다.

 

     새로운 생태계의 선점과 관련하여 주목할 다른 분야는 바로 BT(Bio Technology)의 영역이다. 이미 IT 쪽에서는 건강과 바이오가 결합된 다양한 서비스들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향후에도 IT 기술과 Bio 기술을 접목하게 되면 현재보다 더 많은 응용분야가 생겨날 수 있다.

 

     특히 의료 등의 분야가 생명공학과 결합하면서 BT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시점에 필수적인 지적재산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점하여 Bio 분야의 새로운 생태계를 선점하는 노력은 전략적으로 대단히 중요하다.

 

     Bio는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R&D 이후 제품화하는데 적어도 5~10년의 검증 기간이 필요하다. 이의 속도를 높이자면 정부 또는 기업의 R&D 투자 증액 외 다른 방법은 별로 없다. 그렇게 하더라도 향후 5~10년 간에 산업화가 활발히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정부 또는 기업의 R&D 투자 활성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바이오를 산업화하기 위하여 독일 등 중견 바이오 업체를 대폭 참여시켜 임상실험의 신뢰도를 높이고, 우수한 연구인원들을 확충 투입하면 향후 10년 간 건강, 식품, 의료와 관련된 BIO산업은 급속한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지역의 활력을 위해서도 '새로운 생태계'는 필요하다. 지역의 활력은 기본적으로 지역 내에서 고용이 창출되고, 고용에 따른 소비지출 역시 지역 내에서 일어날 때 가능하다. 예컨데 어느 중소도시의 대형할인점이나 고급 음식점이 아무리 많은 매출을 올려도 그 돈은 그날 즉시 서울에 있는 본사로 송금해버리기 때문에 지역에 남는 것은 원가와 알바비 말고는 없다. 이런 구조(낡은 생태계)로는 지역 활력이 살아날 길이 없다.   

 

     <참고> 대형 할인점과 지역 경제

     대형할인점이 도내 곳곳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이마트 익산점이 8월 25일(잠정) 오픈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전주 명주골 사거리에 건립 중인 삼성 테스코 홈플러스 전주점 역시 9월 중순 개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홈플러스 익산점도 영등동에 10월 중순께 문을 연다.
     전주를 포함한 익산, 군산, 남원, 정읍 등 도내 각 지자체에 신규 출점을 준비 중인 대형마트는 줄잡아 10여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절반은 이미 건축 중이며, 나머지도 부지를 매입했거나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결국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까르푸, GS마트, 하나로클럽, 빅마트 등 총 10개의 대형마트가 진출한 도내에서 1∼2년 후 대형마트는 20개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가히 폭발적 증가다. 할인점 입점 소식이 알려지면 중소상인들의 반발, 지자체의 특혜 시비, 주민들간 찬반대립, 상경 투쟁 등 지역별마다 유사한 진통을 겪는다.
     대형마트가 입점함으로써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뭐가 있을까.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는 주장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두 가지로 압축된다. 주민세와 토지세 등 지방세 수익과 함께 지역 농수산물 판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러한 기대효과는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할인점이 지방정부에 내는 세금이라야 미미하기 그지없다. 주요 세원인 법인세가 국세이기 때문이다. 지역 내 고용창출을 약속하지만, 일용직에 그치거나 그나마 텃세나 눈칫밥을 못 이겨 도중에 그만두기 일쑤다. 지역상품 판로 개척도 실속이 없거나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대형 할인점들이 할인을 강조하면서 “싸다!”고 외치고 있지만 이것도 믿을 게 없다는 지적이 많다. 대형 할인점에만 납품되는 상품이 따로 있으며, 규격과 용량을 달리해 ‘싸게’ 보이는 착시 효과를 일으킨다는 사실은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하략) (새전북신문 2006.08.20) 

 

     이를 위하여 그동안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새로운 시도의 하나로 대학, 기업, 지자체의 클러스터를 통한 소小기업의 역할을 증대시켜 지역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역의 서비스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젊은 층의 고용 또는 창업이 늘어나면 이들의 소비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서비스업의 증가 또한 지역 내의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중요한 해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소득이 생긴 청년층이 이를 소비할 수 있는 공간(예, 대학로)이 지역에 생길 때 지역 경제의 활력은 대폭 증가할 것이다. 이것은 정부나 지자체에서 기획적으로 접근해야 하기도 하지만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창발을 키우는 방법도 있다. 

 

     지역에서의 신뢰야 말로 아주 중요하다. 지방의 발전 전략은 지역별로 '네트워크화'하여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신뢰'의 파트너십이 구축되면 그야말로 상향식(Bottom→Up)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즉 주민이 원하고 선택하는 방식으로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까지 결정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다.

 

     또한 정부나 지자체 역시 기존의 중앙정부와 재정 중심의 지역균형이 아니라 소프트하고 Bottom→Up 방식의 주민 자율, 선택, 참여 형식으로 의사결정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이렇게 될 때 지역에서의 창발 현상은 획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지역의 '새로운 생태계'는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사회적 낭비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교육 분야에도 새로운 생태계가 필요하다. 순수학문 분야를 제외하고는 지역 내 대학, 기업, 연구소 등의 클러스터를 형성할 수 있는 분야와 다양한 재능을 가진 학생들을 키울 수 있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 전국의 대학을 중심으로 한류 등 창발산업의 중소기업과 벤처들을 활성화시킨 후, 대학교 주변의 문화를 결합한 거리를 형성하여 지방도시의 활력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예를 들면 구로디지털단지와 대학로를 결합한 모델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의 대학과 연구소, 기업이 지자체의 도움을 받아 창업밸리를 형성하고 이를 활성화시킨다면 얼마든지 아이디어를 통한 창업이 가능한데, 이러한 창업밸리를 활성화하면 대학가 중심으로 소비도 활성화되고 지역 고용도 증대되므로 지역 경제의 활성화도 가능하게 된다. 이에 관하여 '박근혜 공약집'을 보면 '대학의 창업 기지화'라는 제목으로 (박근혜 정부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본다. 

 

     앞에서 구체적인 예로 4G를 들었지만 '극대'와 극소'가 협업, 공존하는 '새로운 생태계'는 (새로운 '틀'은) (1) 태양광 발전 등 에너지 분야 (2) Bio 산업, (3) 지방 대도시에서의 기업과 젊은이들의 복합적 공간, (4) 극대와 극소의 수평적 공존, (5) 뉴미디어와 유통의 공정한 기회, (6) 산학연의 실질적 연계, (7) 청년 실업 해소와 고령자 생산 참여, (8) 신뢰사회 구축과 지역문제 공동해결, (9) 교육 분야, (10) 전기자동차 등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틀'이 빠른 시일 내 성공하려면 (1) IT 분야에서는 New Media의 Smart IT화, Upload, Download 속도의 개선과 참여의 활성화, 장비, 단말기 생산 중소기업의 확대, 콘텐츠 기업 10만 개 이상 양성과 글로벌화 등 (2) BT 분야에서는 R&D와 산업화, 대학, 연구소의 대규모 벤처 참여, 임상실험의 신뢰, 독일 등 성공한 기업의 유치, IT와 BT의 결합 등 (3) 에너지 분야에서는 에너지 생산과 유통의 분산(스마트 그리드), 태양광, 전기차의 조기정착, 농업과 IT의 연계, 대기업의 R&D와 장비 저렴화, 에너지 구조의 재검토 등 (4) 한류 분야에서는 New Media를 통한 공정하고 다양한 기회의 가능성, 한류를 문화적 현상을 넘어서는 국가 브랜드화, 한류와 관련한 제도와 법률 정비 등의 세부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총체적으로 새로운 '틀'이 대충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자발성이 주무기인'극소'와 새로운 생태계에서 만나는 국가(정부) 또는 대기업이라는 '극대'의 조화로운 협업과 공존 내지는 그 가능성에 대한 수 많은 참여와 도전, 그리고 새로운 활력은 복잡계의 복잡성을 대폭 증가시킬 것이다. 복잡성의 증대는 '창발'의 분위기가 고조되는 것을 의미한다. 위에 열거한 저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가 아직 상상하지 못한 '창발'은 무수히 일어날 것이다. 창발의 시대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예감할 수 있다.

 

 

<10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