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話 이야기.

크레타의 황소

별관신사 2012. 11. 19. 06:38

에우리스테우스가 헤라클레스에게 부과한 네번째 일은 크레타의 황소를
찾아 산 채로 잡아오는 것이었다. 이 황소에 대해서는 이미 말 한 적이 있
는데, 크레타의 왕비 파시파에가 사랑에 빠졌던 바로 그 황소다. 그리고 그

둘 사이에서 나온 괴물 같은 아이가 미노타우로스였다. 미노타우로스는 얼
마 전에 테세우스의 손에 죽음을 당했다. 하지만 미노타우로스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크레타의 황소는 아직 살아 있었다. 황소를 죽이는 것이라면

비교적 쉬운 일이지만, 산채로 잡아오는 일은 또 다른 문제였다. 철퇴와 활
을 두르고, 사자 가죽을 뒤집어쓴 헤라클레스는 황소가 풀을 뜯고 있던 넓
은 울타리 안으로 침입했다. 머리를 들어 침입자를 알아본 황소는 성을 내

며 편자 발굽으로 땅을 긁어댔고 콧김을 뿜어대며 숨을 몰아 쉬었다. 헤라
클레스는 이처럼 위협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미동도 않고 있는 황소를 향
해 한 발짝 두 발짝 다가섰다. 헤라클레스가 겨우 열 걸음 정도의 거리를

두고 다가섰을 때 맹수는 갑자기 공격을 시작했다. 좀더 민첩하게 움직이
기 위해 헤라클레스는 거동을 불편하게 하던 사자 가죽을 벗어버리기로 했
다. 그래서 아주 빠른 동작으로 어깨 위의 가죽을 벗어 멀찌감치 던져버리

려고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황소가 묵직한 자신의 몸을 옮겨 간 곳은 헤
라클레스 쪽이 아니라 사자 가죽 쪽이었다. 아주 우연히도 헤라클레스는
투우의 기술을 발견해낸 참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사자 가죽을 휘장처럼

이용해서 황소를 흥분시켰고 육중한 몸을 이리저리 옮겨다니게 했다. 한
번, 두 번, 열 번, 스무 번, 성난 황소는 헛되이 공격을 해댔다. 황소의 뿔
은 펄럭이는 휘장의 주름만 들이박고 있었다. 헤라클레스의 왼손이 백번

째의 멋진 휘장술을 발휘하자 지쳐빠진 황소가 마침내 무릎을 꿇었다. 헤
라클레스는 황소의 다리를 묶어 어깨에 매고 에우리스테우스의 궁으로 돌
아왔다. 그 모습을 본 왕은 깜짝 놀라 침대 밑으로 들어가 숨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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