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르의 키탄잘리

타고르의 키탄잘리.(신에게 바치는 노래

별관신사 2013. 5. 30.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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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패배를 전리품과 화환으로 당신을 장식할 것입니다.
정복을 당하지 않고서 도망칠 수 있는 힘이 나에게는 조금도 없습
니다.

나의 자만심은 벽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습
니다. 나의 생명은 극심한 고통 속에 터져버릴 것입니다.
그리하여 나의 텅 빈 가슴은 구멍 뚫린 갈대처럼 음악이 되어 흐느

낄 것이며 돌도 녹아 눈물로 흐를 것입니다.
연꽃에 피어있는 백 개의 꽃잎도 영원히 닫힌 채로 있지 않을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꿀을 간직한 비밀의 장소도 드러나고 말

것입니다.
푸른 하늘에서 어떤 눈동자가 나를 응시하며 침묵 속에서 나를 소
환할 것입니다. 나에게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 무엇도 말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발 앞에서 나는 온전한 죽음을
받아들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