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것은 사람을 기만하기 쉬운, 혹은 적어도 왕왕 실행하기
힘든 말이다. 인간에 대해서는 동정이, 신에 대해서는 신뢰와 감사가 올바른
감정이다. 모든 인간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싶다고 생각해도, 그것은 여간해서
할 수 없는 일이며, 다만 커다란 환멸과, 마지막에는 염세주의에 빠질 뿐이다.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누구에게나 동정하며, 결코 증오나 공포나 노여움을
갖지 않는 것이라면, 그것은 가능할 것이다. 평소<기독교적 사랑> 운운하고
함부로 지껄이고 싶어하는 사람들 치고, 오히려 그것을 못하는 일이 많은 것이다.
사랑이 없는 사람과 자꾸 사귀는 것은 영혼을 해치는 결과가 된다. 그러므로
부득이한 경우는 차라리 교제를 줄이던가, 아니면 그것을 아주 끊어야 한다.
동정심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은, 여성의 경우, 중대한 성격상의 특징이 된다.
그러한 특징을 발견했다면, 그 사람을 조심함이 좋다. 또 인간에 대한 지나친
사랑은 여성에게 있어서 가장 피하기 어려운 함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