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 ( 힐티)

11월 17일

별관신사 2014. 12. 8. 05:14

나는 생애에 몇번이나 인간 경멸자가 될 뻔한 시절이 있었다. 그렇게 되지
않고 지나간 것은 분명히 인간사회의 상층 사람들과 친분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반대로 소시민 계급의 사람들의 생활이나 사고방식을 깊이 이해했던
덕분이다.

이 세상의 작은 것에 대해 관심과 특별한 사람을 갖게 되면, 현대의 병폐인
염세주의에 영영 걸리지 않게 된다. 이와는 반대로, 높은 것이나 고귀한
것이나 겉으로만 미끈둥한 것에 대한 뭔가의 동경이 마음 속에 있는 한,

가령 그것이 은밀한 것일지라도(현대에는 교양이 있거나 혹은 꽤 교양이
있는 계급에서는 거의 예외없이 그러하지만,) <이 세상 임금>은 여전히
그 사람들에 대하여 권한을 상실한 것은 아니며, 그들은 흔들리지 않는

행복에 도달할 수가 없다. 더욱 덧붙여 말해두고 싶은 것은, 흔히 작은 것은
그것에 깊은 관심을 가지면 일반적으로 큰것보다도 훨씬 흥미있고
사랑스럽다는 것이다. 보금자리 속에서 관찰된 개미나 부지런한 꿀벌이나

피리새들은 사자나 독수리나 고래들보다도 훨씬 볼 만한 가치가 있고,
흥미가 진진한 동물이다. 또 작은 고산식물은 화려한 튜울립이나 현대의
관엽식물보다도 훨씬 아름답다. 인간의 경우도 그와 똑같다. 이 세상의

작은 것에 주목하라. 그리하면 인생은 한층 풍족하고 만족스러운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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