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도 중류계급에 태어난 사람들은 인생에 있어서 다음 두가지를 너무도
모른다. 첫째로 무슨 방법이나 도움을 구하러 <남의 집 계단을 올라야만 하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가>하는 것과, 다음으로, 이른바 <고상한 생활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근소한 만족밖에 주지 못하는가>하는 것이다. 하층계급의
사람들은 전자를 잘 알고 있으며, 스스로 후자를 존중하지 않는다. 따라서
중류계급에는 외양은 다소 볼품이 없어도 자제력이 풍부하고 마음이 고상한
사람이 상류계급보다도 많다. 상류계급의 고상함은 참으로 냉혹한 이기주의를
은폐하는 잘 다듬어진 껍질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최상층의 사회에도 때로는
이른바 <상류생활> 전체의 공허함을 충분히 자각하고 있는 사람도 눈에
띄지만,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