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자신이 이해했던 그대로의, 이른바 그리스도의 기독교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소박하고 선량한 인간의 진정한 거울이 되어 줄 만한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 일이 가끔 있다. 그와같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현대에 있어서도, 아니 실은 예전보다도 지금이 훨씬 좋은
일이며, 또 보다 수월하게도 되어 있다.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서 월등한
천분이나 교양은 조금도 필요치 않으며, 하물며 무슨 특별한 지위 따위는
더더구나 소용이 없을 것이다. 참으로 선한 의지를 가지고 진리에 대한
꾸준하고 성실한 추구심이 있으면 분명 누구라도, 이를테면 나무꾼이라도
훌륭한 목사처럼 될 수 있으며, 그로써 이웃의 길을 비추는 빛으로도 될 수
있다.
이보다 더 진실한 것은 없다. 당신이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생애의
결정적 순간에 다윗왕에게 일어났던 일이 약간 다른 방법으로 당신에게도
일어날 것이다. 어떤 음성이 당신이 그사람이라하고 당신 귀에 말할 것이
분명하다. 당신은 불가불 당신에게 가능한 일, 그리고 우리 시대나 국민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행하라. 그밖의 목적들은 당신 자신에게도
비교적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겠고, 또 타인들에 의해서 잘 처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을 알지조차 못하는 다른 사람이 그것을 행하고, 반면에
그것을 인식하고 있는 당신이 그것을 행하려 하지 않는 것은 도대체 어찌된
일인가. 그래서는 안된다. 당신의 이 첫째 의무를 수행하도록 하라. 다른
모든 것은 팽개쳐 버려라. 그리고 오늘부터 당장 이 의무수행에 착수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