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의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눈.

3. 붓다의 세 몸

별관신사 2013. 5. 31. 12:14

 

3. 붓다의 세 몸

생명체의 존재 영역을 여섯으로 나누는 것은 불교의 우주론과 관련되어 있다. 불교
의 입장에서 보면, 깨달은 사람은 여섯 영역을 끝없이 돌고 도는 윤회를 경험하고 이해
한 사람이다. 한 영혼의 생명은 죽음 상태, 중간계 상태, 삶 상태를 반복적으로 거치면

서 이어져 나간다. 이 생에서의 경험과 비교하자면 죽음은 깊은 잠이고, 중간계는 꿈이
며, 삶은 깨어 있는 상태와 상응한다. 그 중에서 깨어 있는 상태는 다시 명상과 초월 상
태, (육체와 별도로)마음이 만들어 내는 신비한 몸 상태, 물질적인 육체 상태로 구분할
수 있다. 이 3가지 상태는 붓다의 상태를 보여 주는 붓다의 세 몸과 관련되어 있다. 명

상과 초월 상태는 붓다의 진리의 몸(法身)과 관련되어 있고, 신비한 몸 상태는 붓다의
깨달은 몸(報身)과 관련되어 있으며, 물질적인 육체는 붓다의 나투는 몸(化身)과 관련
되어 있다.

<도표 2. 붓다의 세 몸과 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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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몸(法身) 깨달은 몸(報身) 나투는 몸(化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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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중간계 삶
깊은 잠 상태 꿈꾸는 상태 깨어 있는 상태
명상 차원 신비한 몸 차원 육체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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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트라 요가 수행은 죽음과 깊은 잠과 명상 상태를 붓다의 진리의 몸으로 변형시키
고, 중간계와 꿈과 신비한 몸 상태를 붓다의 깨달은 몸으로 변형시키며, 삶과 깨어 있
는 상태와 육체를 붓다의 나투는 몸으로 변형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수행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티벳 死者의 書>는 중간계 기간을 붓다의 경지를 향
해 속도를 붙여 전진해 나가는 좋은 기회가 되도록 안내해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사람의 일생은 여섯 중간계 즉 이승 중간계, 꿈 중간계, 명상 중간계, 죽음 중간계,
저승 중간계, 탄생 중간계로 이루어진다. 삶을 이런 도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수행자로

하여금 삶의 모든 순간을 중간계로 보도록 한다. 그래서 삶의 모든 순간을 깨달음을 얻
어 해탈할 수 있는, 유동적이고 변형 가능한 순간으로 보도록 한다.
이승 중간계란 보통 말하는 삶 즉 탄생과 죽음 사이의 기간을 말한다. 꿈 중간계는
깊이 잠든 상태와 깨어 있는 상태 사이의 기간이다. 명상 중간계는 이원성을 의식하고

있는 일상적인 의미의 깨어 있는 상태와 초월적인 지혜가 각성된 명상 상태 사이를 가
리킨다. 죽음 중간계는 이승에서 저승으로 건너가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밝은 빛이 비
치는 며칠 안되는 아주 짧은 기간이다. 저승 중간계는 죽음 중간계와 탄생 중간계 사이
의 비교적 긴 기간으로, 때에 따라서는 2주일 정도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이 기간에도

의식은 깨어 있다. 탄생 중간계는 저승 중간계와 태어 나는 순간 사이의 기간으로, 의
식을 가지고 통과하는 중간계 중에서 두 번째로 긴 기간이다. 이 기간에는 자기가 태어
날 장소로서 자궁이나 알이나 축축한 곳이나 연꽃 등과 만나는 체험을 한다. 이와 같이
진행되는 한 영혼의 일생은 <도표 3>처럼 요약할 수 있다.

<도표 3. 여섯 중간계로 이루어진 삶의 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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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중간계 | 기간(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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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 중간계 | 태어남과 죽음 사이
꿈 중간계 | 잠과 깨어 있음 사이
명상 중간계 | 이원적인 의식과 초월적인 각성 사이
죽음 중간계 | 이승에서 저승으로 건너가는 기간
저승 중간계 | 저승에서 실체를 체험하는 기간
탄생 중간계 | 저승 중간계와 태어남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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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중간계에 대한 이런 설명은, 현재 어느 차원을 지나고 있든지 삶의 모든 순간
이 변형 가능한 순간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붓다의 세 몸과 여섯
중간계의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이기적인 편견에 사로잡혀 모든 것이 고통스럽기만
한 삶을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삶으로 변형시키는 수행에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