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강좌

결정한다는 것.

별관신사 2020. 9. 28. 07:01

결정한다는 것은 선택할 것과 선택하지 않을 것

사이에 경계선을 긋는다는 일을 의미한다.

무언가를 욕망한다는 것은 쾌락적인 것과

 

고통스러운 것 사이에 경계선을 긋고 둘 중에서

쾌락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어떤 관념을 주장한다는

것은 진실이라고 느낀 개념과 진실이 아니라고

 

느낀 개념 사이에 경계선을 긋는 일이다. 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어디에 어떻게 경계를 그을 것인지

그런 다음엔 경계를 지은 측면들로 부터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지를 배우는 일이다.

사법체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사회 규칙을 따르는

사람과 따르지 않는 사람 사이에 경계선을 긋는

 

일이다. 전쟁을 한다는 것은 우리편과 적 사이에

경계선을 긋는 일이다. 윤리학을 배운다는 것은

산과 악을 드러내는 경계선을 어떻게 그을

 

것인가를 배우는 일이다.

서양의학에 종사한다는 것은 질병과 건강 사이에

확신을 갖고 경계를 설정하는 일이다.

 

작을 일에서 부터 중대한 일에 이르기 까지 사소한

선택부터 커다란 경정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은

전부 경계선을 설정하는 과정이다.

 

경계에 있어서 기묘한 점은 그 경계가 아무리

복잡하고 세련된 것일 지라도 실재로는 안쪽과

바깓쪽이라는 구분 외에는 별다른 요소가 없다는

 

사실이다. 예컨데 가장 단순한 경계선 중 하나인

원을 그려 보면 그 경계가 오직 안과 밖만을

나타내는 점을 알수 있다.

 

                                         캔 월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