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해서 한쌍의 대극이 있다면 부정적이고
원치않는 한쪽을 근절할 때라야 비로소 삶을
완벽하게 즐길 수 있게 된다고 상상한다.
만일 고통 죽음 악 고뇌 질병을 정복할 수
있다면 그리하여 선 생명 기쁨 건강이 충만할 수
있다면 그것은 좋은 삶일 것이다.
실제로 그곳이야 말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천국일 것이다. 이처럼 천국은 모든 대극을
초월한 것이 아니라 한쌍의 대립중 좋은쪽만을
전부 모아놓은 곳은 의미하게 되었다.
반면 지옥은 고통 고뇌 불안 질병 등 모든 부정적이
쪽을 모아놓은 곳을 의미하게 되었다.
대립하는 것을 분리시켜 놓고 긍정적인 한쪽에만
잡착하고 달려드는 식의 목표는 진보적인 서구
문명 종교 과학 의학 산업의 독특한 특징처럼
보인다. 결국 진보란 단순히 부정적인 것에서
멀어지고 긍정적인 것을 향해 다가가는 것이
되었다. 그러나 의학과 농업의 명백한 발전에도
불구하고 수세기에 걸쳐 긍정적인 것은 강조하고
부정적인 것들을 제거해 온 결과로써 인류가 더
행복하고 더 만족스럽고 더 평화롭게 되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실재로는 그와 정 반대
임을 보여주는 증거가 훨씬 더 많다.
오늘날은 불안의 시대 미래의 충격의 시대
역병처럼 유행하는 욕구불만과 소외의 시대
풍요롭지만 또한 권태롭고 무의미한 시대이다.
진보와 불행은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보인다
진보를 향한 충동 자체가 현재상태에 대한
불만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에 진보를 추구하면
할수록 더 많은 불만을 느끼게 된다.
진보를 맹복적으로 추구하는 가운데 우리 문명은
사실상 욕구불만을 제도화 시켜 놓았다.
긍정적인 것을 강조하고 부정적인것을 제거하려는
과정에서 긍정이란 부정에 기초해서만 규정된다는
사실을 완전히 망각해버린 것이다.
캔 월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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