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부
마침내 크림힐트에게 복수의 기회가 왔다. 모든 게르만인을 두려움에 떨게 하던 훈족의 왕 에첼
(아틀리)이 그녀에게 청혼을 해왔다. 훈족 왕실의 안주인이 된 크림힐트는 오빠와 가신들을 초청했다. 부르군트 왕실에서는 몇 가지 흉흉한 징조가 나타났지만 군터와 하겐은 개의치 않고 짐
을 꾸려 에철의 궁정을 향하여 먼길을 떠났다.
부르군트 살마들이 에첼의 궁정에 당도하자 훈족 병사들은 그들을 궁정에서 따로 떨어진 전택
으로 안내했으며, 하겐과 그의 동생 당크바르트에게는 또다른 집을 제공했다. 크림힐트가 그들
에게 나타나 친선 방문인 만큼 무기들을 자기에게 맡기라고 요구했으나, 하겐은 이를 거부하고 기사들에게 훈족의 야간 기습에 대비 할 것을 지시했다.
손님이자 처남 식구들인 부르군트인과 훈족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자, 대왕 에첼은 만약의 사태
를 막기 위해 자신과 크림힐트사이 얻은 아들을 군터에게 인질로 맡겼다. 그러나 훈족의 블뢰델경이 당크바르트의 숙소에 찾아가 언쟁을 벌이다가 당크바르트의 칼에 목숨을 잃으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말았다. 블뢰델 경을 추종하는 훈족의 병사들이 당크바르트의 가신들을
모조리 죽여버리자, 곤경에 처한 당크바르트는 형 하겐에게 달려가 도움을 청했다. 크림힐트의 음모에 완전히 걸려든 것을 깨달은 하겐은 살아서 크림힐트에게 복수하기는 틀렸음을 느기자 인질로 맡겨졌던 그녀의 아들을 칼로 베어 죽였다. 드디어 양쪽 군대 사이에 피비린내나는 살육
적이 전개되고, 군터와 하겐은 쳐들어온 상대 병사들을 모조리 처치해 버렸다.
수많은 병사를 잃었지만 크림힐트는 보복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용맹한 훈족의 영웅 이링은 크
림힐트의 지시에 따라 하겐에게 덤벼들어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다. 치열한 전투는 계속되었고
중과부적인 부르군트 기사들은 하나씩 둘씩 낙엽처럼 떨어져 갔다.
마침내 군터를 비롯한 부르군트의 영웅들이 전멸하고 오직 상처 입은 하겐만이 남자 칼을 들어
그의 숨통을 끊어놓은 사람은 크림힐트였다. 그러나 그 최후의 순간까지도 하겐은 니베룽겐의
보물을 라인강에 숨겨 놓은 사실을 비밀로 간직한 채 떠났다.
한 여인의 서릿발 같은 한으로 말미암아 부르군트와 훈의 영웅 호걸들이 덧없이 쓰러져간 복수
극이 끝났다. 깊은 좌절감에 빠진 대왕 에첼은 가신 힐데브란트에게 명령을 내렸다. 힐데 브란
트는 칼을 높이 쳐들어 무서운 여인 크림힐트를 향해 내리쳤다. 끔찍한 저주만을 게르만 땅에 남긴 채 니벨룽겐의 반지는 오늘도 저 라인강 어딘가에서 깊이 잠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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