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정신 똑바로 차리고 들으시오. 오늘은 둘째 날이오.
이제 순수한 물[水]의 원소가 백색 빛으로 나타날 것이오. 이때 바즈라사트바(持金剛
佛)인 아크소비야(不動佛) 주님께서 동쪽에 있는 청색의 순수한 땅(東方淨土) 아비라
티에서 나와 그대 앞에 나타날 것이오. 그의 몸은 푸르고, 5개의 뾰족한 날이 달린
바즈라(金剛杵)를 들고, 코끼리 왕좌(象座)에 앉아 배우자 붓다로카나와 한 몸이 된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오. 남성 보살인 크쉬티가르바(地藏菩薩)와 마이트레야(彌勒菩
薩), 그리고 여성 보살인 라스야와 푸쉬파가 아크소비야와 붓다로카나를 수행함으로
써 모두 여섯 명의 붓다와 보살들이 그대 앞에 나타날 것이오. 그대는 바즈라사트바
부부의 심장에서 비치는 눈부신 백색 빛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오. 그 빛은 거울 같
이 비추는 지혜(大圓鏡智)의 빛이며, 집적된 순수한 형상[色]의 빛이라오. 그대는 백
색으로 빛나는 밝고 투명한 그 빛을 똑바로 바라보기가 어려울 것이오. 그 빛과 함께
지옥계에서 비치는 탁한 연기 같은 침침한 빛이 나타날 것이오. 그대는 밝게 빛나는
백색 빛을 두려워하며 도망가려 할 것이오. 그러나 지옥계에서 비치는 침침한 빛에는
친근감을 느끼고 접근하고 싶어질 것이오. 하지만 흰 색으로 눈부시게 빛나는, 거울
같은 지혜의 빛을 두려워해서는 안되오. 신앙심과 경외심을 가지고 그 빛을 맞이하시
오. 이것은 자비로운 주님 바즈라사트바의 빛이다. 그러니 이 빛에 나를 맡기겠다.
고 기도하시오. 그 빛을 사랑하도록 하시오. 투명하게 빛나는 백색 빛은 중간계의 어
려움에서 그대를 구원하기 위해 나타난 바즈라사트바 주님이라는 것을 기억하시오.
그 빛은 그대를 절대 자유의 경지로 인도하는 바즈라사트바 주님의 자비의 빛이라오.
그러니 그 빛을 믿으시오.
지옥계에서 비치는 침침한 빛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하시오. 그 빛은 그대가 쌓
은 산더미 같은 분노에서 발산되는 것이라오. 그 빛을 따라가면 파멸에 이르오. 거기
에 애착을 갖고 매달리면 지옥에 떨어질 수밖에 없소. 그러면 견딜 수 없는 고통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도 못하고 괴로움을 당할 것이오. 지옥계에서 비치는 침침한 빛
은 절대 자유의 경지에 이르는 것을 방해하는 장애물이라오. 그러니 그 빛은 쳐다보
지도 마시오. 모든 분노를 버리시오. 분노의 빛에 애착을 갖지도 말고 갈망하지도 마
시오. 대신 밝고 투명하게 빛나는 백색 빛에만 매달리시오. 의지력을 총동원하여 바
즈라사트바 주님께만 마음을 집중하고, 다음과 같이 기도하시오.
제가 강한 분노 때문에 윤회 세계를 방황하고 있을 때,
바즈라사트바 붓다(持金剛佛)의 인도를 받아,
거울 같은 지혜의 투명한 빛 가운데로 들어가게 하소서.
그의 배우자 붓다로카나가 수호자가 되어,
중간계의 어려운 길을 잘 통과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제가 완전한 붓다의 경지에 이르도록 하옵소서.
깊이 헌신하는 마음으로 이 기도를 드리면, 그대는 무지개 빛 찬란한 바즈라사트
바 주님의 심장 속으로 녹아들어 가게 될 것이오. 동쪽에 있는 순수한 땅(東方淨土)
아비라티에 들어가 붓다의 깨달은 몸(報身)을 성취할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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