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날]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그대는 4일 반 동안 의식이 없이 몽롱한 상태로 지
내다가 지금 막 깨어났소. 그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어리둥절할 것이오. 그
대는 지금 중간계에 들어 왔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오. 이제부터 그대 앞에 온갖 이상
한 현상들이 나타날 것이오. 여러 가지 빛과 신들이 나타날 것이오.
공간[空] 전체가 청색 빛으로 가득 찬 것처럼 보이고, 만물의 씨앗을 품고 있는
바이로차나(大日如來) 주님께서 중앙에 있는 순수한 땅(中央淨土) 가나뷰하에서 나와
그대 앞에 나타날 것이오. 그의 몸은 희고, 살이 8개 달린 바퀴를 들고, 사자좌(獅子
座)에 앉아 배우자 아카샤 다트비쉬바리와 한 몸이 된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오. 그대
는 바이로차나 부부의 심장에서 비치는 눈부신 빛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오. 그 빛
은 궁극적인 지혜(法界體性智)의 빛이며, 집적된 순수한 의식[識]의 빛이라오. 그대
는 청색으로 빛나는 밝고 투명한 그 빛을 똑바로 바라보기가 어려울 것이오. 그 빛과
함께 신들의 영역(天上界)에서 비치는 희미한 백색 빛이 나타날 것이오. 그대는 부정
적인 까르마의 힘 때문에, 밝게 빛나는 근원적인 지혜의 청색 빛을 두려워하며 도망
가려 할 것이오. 그러나 신들의 영역에서 비치는 희미한 백색 빛에는 친근감을 느끼
고 접근하고 싶어질 것이오. 하지만 푸른 색으로 눈부시게 빛나는, 궁극적인 지혜의
빛을 두려워해서는 안되오. 그 빛은 초월자 주님의 궁극적인 지혜의 빛이오. 그러니
신앙심과 경외심을 가지고 그 빛에 접근하시오. 이것은 자비로운 주님 바이로차나의
빛이다. 그러니 이 빛에 나를 맡기겠다. 라고 생각하면서 간구하도록 하시오. 투명하
게 빛나는 청색 빛은, 중간계의 어려움에서 그대를 구원하기 위해 나타난 바이로차나
주님이라는 것을 기억하시오. 그 빛은 바이로차나 주님의 자비의 빛이라오.
신들의 영역에서 비치는 희미한 백색 빛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하시오. 그 빛에
애착을 갖지 말고, 갈망도 하지 마시오. 거기에 매달리면 신들의 영역을 떠돌게 되
고, 결국은 여섯 차원의 존재 영역을 오락가락 하는 신세가 될 것이오. 신들의 영역
에서 비치는 희미한 백색 빛은, 절대 자유의 경지에 이르는 것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라오. 그러니 그 빛은 쳐다보지도 마시오. 대신 밝고 투명하게 빛나는 청색 빛에만
매달리시오. 의지력을 총동원하여 바이로차나 주님께만 마음을 집중하고, 다음과 같
이 기도하시오.
제가 어두운 무지 때문에 윤회 세계를 방황하고 있을 때,
바이로차나 붓다(大日如來)의 인도를 받아,
궁극적인 지혜의 투명한 빛 가운데로 들어가게 하소서.
그의 배우자 다트비쉬바리 붓다가 수호자가 되어,
중간계의 어려운 길을 잘 통과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제가 완전한 붓다의 경지에 이르도록 하옵소서.
깊이 헌신하는 마음으로 이 기도를 드리면, 그대는 무지개 빛 찬란한 바이로차나
주님의 심장 속으로 녹아들어 가게 될 것이오. 만물의 씨앗으로 가득 찬, 중앙에 있
는 순수한 땅(中央淨土) 가나뷰하에 들어가 붓다의 깨달은 몸(報身)을 성취할 것이
오.
본문의 내용은 불교의 우주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동, 서, 남, 북 사
방과 중앙에 깨달음의 에너지로 이루어진 다섯 붓다의 땅이 있다는 우주론을 전개
한다. 중간에 삽입된 기도는 <중간계의 곤경에서 도움을 청하는 기도>에서 따온
것이다. 기독교인이라면 바이로차나와 그의 배우자 대신 천사들의 호위를 받는 예
수 그리스도를 상상해도 좋다.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지혜를 중심점으로 삼고 그
와 결합한다면, 그 역시 의식을 변화시켜 어리석은 망상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다.
본문은 천상 세계의 유혹을 뿌리치고, 찬란하게 빛나는 붓다의 땅을 갈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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