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타자르 그라시안.

때로는 여우같은 간사한 꾀(나쁜 지혜), 때로는 양같은 선량함으로써 대처하라

별관신사 2014. 7. 25. 04:00

양같이 순진하기만 해서도 안 된다. 때에 따라 여우같은 간사한 지혜를
갖거나, 또는 양같은 선량함을 가지고 대처해 나가라.
호감이 가는 호인(好人)만큼 속이기 쉬운 사람도 없다.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은 남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 버리고, 남을 속인 적이 없는 사람은
상대방을 쉽게 신용해 버린다. 남에게 속아 넘어가는 것이 반드시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증거가 아니고 사람의 됨됨이가 선량해서 그럴 수도 있다.

닥쳐올 위험을 미리 알 수 있는 방법에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자기 자신이 직접 온갖 일을 겪음으로써 많은 것을 배우는 길이고 또
하나는 남이 겪은 경험들을 보고 들어 견문(見聞)을 넓혀 많은 것을 배우는
길이다.

궁지를 벗어날 줄 아는 지혜를 갖추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위급하고 어려운
경우를 미리 알고 대처하는 조심성도 몸에 배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너무
선량하기만 해서는 곤란하다. 호감을 주는 호인은 남에게 속이려는 못된 마음을

일으키게 하기도 하고 상대방을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일도 많다.
여우같은 간사한 지혜와 양같은 순진함을 아울러 지니도록 하라.
악의(惡意)만 가득 찬 괴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맑고 흐린 물을 모두 삼킬 수
있는 인간이 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