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界의 名詩.

만남. 로버트 브라우닝.

별관신사 2016. 1. 27. 08:45

바다는 회색이요 먼 육지는 먹빛인데

노란 반달은 크게 나직이 떠 있다

잔물결은 잠에서 깨어 불꽃처럼

둥근 고리를 이루며 뛰어 오르고

나는 배를 밀어 갯벌에 닿아

질퍽한 모랫길을 천천히 걸어 간다.


바닷바람 따스하고 향기로운 해변 5리

들판을 세번 넘으면 농가 한 채 있어

가벼이 창 두드리면 이어 불 켜는 소리

성냥불은 파랗게 빛을 내고 있고

목소리는 기쁨과 두려움으로 해서

두 심장이 뛰는 소리보다 나직하다.


로버트 브라우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