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國의 詩.

모란이 피기 까지는. 김영랑

별관신사 2012. 11. 6. 07:53

모란이 피기 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앞마져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저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이 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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