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동쪽 절에서 헤어진 후로
부질없는 세윌에 정다운 벗 드물었네
인연따라 세상을 정처없이 떠돌다가
이곳 서남으로 나는 듯 다시 왔네
마음을 알아주는 심휴문이 여기 있어
팔월에 남쪽으로 수상포를 건넜어라
간절했던 그리움을 서로 보며 말하느라
상방에서 며칠밤을 함께 보내었네
아름다운 가을 철 중양절이 가까우니
함초롬히 이슬 내려 시드는 연꽃
날이 밝아 오자 고향생각 절로 나서
흰 구름 뜬 산 너머를 홀로 바라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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