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진보(古文眞寶)

병거행(兵車行) 두보.

별관신사 2015. 10. 13. 19:09

수레는 덜컹 덜컹 말은 히힝 히힝

출정하는 사람들은 활과 화살 제각기 허리에 차고 있네

그들 부모 처자들은 뛰어 오면서 전송하고 있는데

흙먼지 때문에 함양교도 보이지 않네

옷자락 잡아끌고 발 구르며 길을 막고 곡하니

그 곡소리 곧장 구름 뜬 하늘에 닿도록 올라가네

길가를 지나던 사람이 출정하는 사람에게 물어 보니

출정하는 사람은 다만 군대로 뽑혀가는 일이 잦다고만 말하네

어떤이는 열다섯살부터 북쪽 황하를 방비하려 가

그대로 마흔살 되도록 서쪽의 둔전병으로 있다네

떠나갈 적엔 이장이 괸례 미리 올리고 머리 동여 주었는데

돌아올 때에는 머리 희어 였는데도 또 변방으로 수자리 살려 가야 한다네

변경지방엔 흘린 피가 바닷불처럼 고였다 하는데도

한 무제처럼 임금은 변경 개척하려는 뜻 없어지지 않고 있네

그대는 듣지 못했는가? 한무제는 원정에 백성들 징벌하여 산둥지방 2백 고을의

수천 수만의 마을 모두 모형으로 덮힌 일을?

비록 튼튼한 부인 있어 호미나 쟁기 잡고 일한다 해도

벼가 밭 둔덕 이랑에 마구 나 동서의 분간도 없게 되었네

더욱이 진땅의 병사들은 고통스런 전쟁 잘 견디어 낸다 하였으니

부러지는 것이 개와 닭이나 다를 것 없는 형편일세

윗분이 비록 물어본다 해도

졸자야 감히 원한 애기를 할 수 있겠는가?

또한 올해 겨울같은 때에는

관서 병졸 징집도 끊이지 않고 있다네

고을 관원은 다급히 조세를 거두려 하나

조세가 어디서 나오겠는가?

진실로 아들 낳는건 나쁘고

도리어 딸 낳는게 좋음을 알게 되었네

딸 낳으면 그래도 이웃에 시집 보낼 수 있으나

아들 낳으면 들에 묻혀 잡초와 함께 썩게 된다네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청해 근처엔

옛부터 흰 뼈 널려 있어도 거두는 사람 없다는 것을

새로운 귀신은 번민으로 괴로워하고 낡은 귀신은 곡을 하여

날 흐리고 비 젖는 때엔 귀신소리 끊임 없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