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진보(古文眞寶)

병마를 씻는 노래. 두보.

별관신사 2015. 10. 15. 03:10

나라 중흥 시킨 여러 장수들 산동지방을 수복하여

승전 보고가 밤에도 통보되니 밝은 낯이나 같았네

황하 넓다지만 듣건데 간단히 건너 진격했다니

오랑캐 안녹산 잔도들의 위태로운 목숨 쪼개지는 대나무같은 꼴일세

오직 업성이 남았다지만 며칠 안으로 수복될 것이니

오로지 삭방절도사 곽자에게 한없이 큰일을 맏겼기 때문일세

장안 사람들 모두 서역의 천리마 타고 있고

우리 도운 위구르 사람들 포도궁에서 고기 배불리 먹고 있네

이미 황제의 위세가 동해와 태산지방 맑게 한 것 기쁘기는 하나

늘 임금의 행차가 공동산 지나 촉으로 피난 갔던 일 생각나네

지난 삼년동안 피리소리 들으며 관산 달 바라보았고

여러나라 군사들 앞에서 초목 흔드는 바람 맞았네

태자인 성왕은 공로 큰데도 마음은 작아져 신중해 지고

곽자의 재상은 계략 깊기가 옛날 사람중에서도 드물 정도이며

사도 이광필의 맑은 갈식력은 맑은 거울달아 놓은 듯 하고

상서의 왕사례의 기개는 가을 하늘처럼 고원하네

이들 두세분의 호걸들이 시국을 위해 나왔으니

천지를 정돈하여 어려운 시국을 잘 구제하였네

동쪽으로 가며 다시는 옛날 장한처럼 고향의 농어 생각이나 벼슬을 내던지는 일 없게 되었고

남쪽으로 날아가도 모두 제각기 편안히 깃들 둥지가 있게 되었네

한 봄 기운도 다시 임금의 관 따라 궁중으로 들어와

궁성은 아침 안개와 꽃으로 둘려지게 되었네

태자의 수레 밤새도록 세워져 있고 임금의 수레도 갖추어져 있다가

닭이 울면 상왕 침소에 문안 드리려 새벽 용루문을 나서네

사람들 용에 매달리고 봉에 불어 공을 세워 기세 감당할 리 없게되니

온 천하 사람들 모두 후황이 된듯하네

그대들 어찌 임금의 힘입고 있음 의식하겠는가?

때가 왔다고 해서 자신의 능력 강함 뽐내면 안되는 것일 세

관중에는 이미 한 고조의 소하같은 두홍점 머물고 있고

군막 아래엔 또 한고조의 장자방 같은 장호를 쓰고 있네

장호는 평생을 장강 동해지방 떠돌아 다니는 나그네 였고

키는 구척에 수염과 눈썹 검푸른 모습이라네

임금에게 불려 쓰여지게 되자 마침 호랑이 바람 만나고 용이 구름 만난 것처럼 되어

넘어지는 나라 부축해 일으키니 비로소 계책 훌륭함 알게 되었네

푸른 겉옷에 흰 말 탄 반란군이 다시 무슨 문제 되겠는가?

후한의 광무제나 주의 선왕같은 나라의 중흥보니 기쁘기만 하네

이젠 천지 조그만 곳에서도 모두 조공을 하게 되고

기이한 상서들을 다투어 보내 오네

어느나라 인지는 알 수 없으나 흰 옥고리를 보내 왔고

다시 여러 산에서는 은독이 나왔다 하네

은사들도 자지곡을 부르며 숨지 않게 되었고

문인들은 하청송을 지을 줄 알게 되었네

농가에서는 농사 시작하게 바라며 빗물 마르는 것을 애석히 여기고 있는데

뻐꾹새는 곳곳에서봄 씨뿌리기 재촉하고 있네

기수가의 건강한 병사들은 고향에 돌아가는 일 게을리 말게나

장안성 남쪽 남편 그리는 부인들 시름 많은 꿈 꾸고 있다네

어찌하면 장사를 구하여 은하수를 끌어다가

갑옷과 무기 깨끗이 씻어버리고 영원히 쓰지 않도록 할 수 있을까?



( 이시는 두보가 자기 조국이 안녹산의 난을 평정하고 숙종과 곽자를 비롯한
뛰어난 신하들의 힘으로 중흥을 이룩한 것을 기뻐하는 주제의 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