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독스 이솝우화

사자와 농부

별관신사 2012. 10. 29. 17:16

정서불안 인 한 사자는 자기가 농부의 딸과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자는
농부한테 가서 딸을 달라고 했다.

사자를 사위로 둔다는 게 농부에게 반가운 일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섣불리 이 무지막지한
야수의 성질을 건드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농부는 약삭빠르게 이렇게 말했다.
자네의 그 크고 날카로운 이빨을 보면 딸아이가 기겁을 할걸세. 나도, 솔직히 말하면 그게 좀
신경에 거슬린다네. 그러니까 정식으로 구혼을 하기 전에 우선 내 충고를 받아들여서 그
이빨부터 좀 뽑을 수 없겠나?

남은 평생을 제가 비록 옥수수죽만 머고 살아야 한다고 해도 기꺼이 그렇게 하겠습니다.!
사랑 때문에 제 정신이 아닌 사자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리하여 사자는 자기 이빨을 다
뽑고 나서 다시 농부한테 나타났다.

사실 난 개인적인 인신공격은 좋아하지 않네만, 다 자네를 위해서 하는 말일세. 자네 그
발톱도 말이야, 너무 살벌하게 생겼어. 그런게 있어서야 어디 꽃같은 처녀 가슴에 낭만적이
기분이 일어날 수 있겠나? 농부의 말이었다.

발톱이 없으면 좀 이상할 텐데... 사자는 잠시 머뭇거리는 듯하다가 이윽고 결심했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만, 뭐, 그렇게 해서 일만 잘 된다면 까짓것 몽땅 뽑아 버리죠.

그래서 사자는 발톱도 다 뽑아 버렸다. 그러고 나서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자, 농부를 찾아갔다.
하지만 타고난 무기를 전부 상실한 사자의 본 모습을 본 농부는 곤봉으로 사자를 두드려 패서
문밖으로 쫓아내 버렸다.
밀림으로 다시 돌아온 사자는 다른 사자들의 비웃음을 사기에 충분한 몰골이었다. 심지어
생쥐까지도 그를 만만하게 보고 조롱할 정도였다. 그리하여 사자는 절벽에서 악어들이
우글거리는 강물로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교훈:공짜 충고는 공짯값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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