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궁중엔 아무도 없는데 봄날만 가고
침향정 북쪽에선 갖가지 꽃이 향내 피운다.
미인이 자고 일어나 가벼이 멀리 빗고 세수하고 나니
제비 춤추고 꾀꼬리 울어 공연히 애간장 저미게 하네
이 그림 화공은 무궁한 뜻을 그려 내고자 하였으니
봄바람 등에 지고 섯 막 잠깨는 모습일세
만약 그로 하여금 머리 돌려 방긋 웃게라도 한다면
양성과 하체의 귀공자들 모두가 정신 잃고 바람에 풀 쓸리듯 되었으리라
두릉의 굶주리던 나그네 두보도 눈까지 늘 가난했고
절름발이 노새 타고 헤진 모자 쓰고 금안장 놓인 말 탄 귀족들 따라 다니다가
곡강에서 꽃가지 저쪽 물가의 미인을 볼 수 있었으나
오직 허리와 다리를 등 뒤에서 본 것 뿐이였는데
심취하여 자기 초가집 방 안으로 돌아 와서야
비로소 세상에 서시같은 미인 있음을 믿게 되었네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양홍의 처 맹강이 움식상을 들고 들어 올 때 언제나
눈썹 높이로 들었던 것을
어찌 등 돌려 봄빛 가슴 아파 하면서 운 일이 있었겠는가?
'고문진보(古文眞寶)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랑이 그림. 왕안석 (0) | 2015.11.04 |
---|---|
서로 의심하지 말게나. 두보 (0) | 2015.11.02 |
대내앞 광경. 당경. (0) | 2015.10.31 |
비파행 . 백거이. (0) | 2015.10.30 |
심한 더위. 왕곡. (0) | 2015.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