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진보(古文眞寶)

서로 의심하지 말게나. 두보

별관신사 2015. 11. 2. 05:59

남아로 태어나 이루어 놓은 일 없이 머리만 희어지고

이빨도 빠져가고 있으니 정말 애삭한 일이네

엣날 삼대예부를 봉래궁에 바쳤던 일 생각하니

그때 하루아침에 명성과 영예가 빛났던 일 스스로 괴상하게만 여겨지네

집현전 학사들이 담처럼 나를 둘러 쌌었고

내가 중서당에 붓 둘어 글쓰는 것을 모두가 구경했었네

지난 날에는 아름다운 문장이 임금도 감동시켰었건만

오늘날에는 굶주리고 헐벗으며 길가를 다니게 되었네

말년에는 친구로써의 말석이라도 젊은 그대에게 의탁하려 있는데

얼굴을 대하고는 마음을 주다가도 얼굴 돌려서는 나를 비웃네

수많은 세상 사람들에게 전하여 인사 드리니

좋하고 싫어함을 다투지 않는다는 것을 의심하지 말아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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