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과의 만남.

영원과의 만남이 그토록 두렵게 느껴지는 이유중

하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영원이란 단어 자체의

진정한 의미를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영원을 아주아주 긴 시간 예컨데

수백억년 넘도록 끝없이 계속해 가는 시간의

연장이라고 상상한다. 그러나 신비가는영원을

전혀 그런식으로 이해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영원은 끝없이 이어지는 시간에 대한

자각이 아니라 그 자체가 전적으로 시간밖에

존재하는 자각이기 때문이다. 영원한 순간이란

과거도 미래도 이전도 이후도 어제도 내일도

탄생도 죽음도 알지 못하는 무시간적인

순간이다.  합일의식 안에서 산다는 것은 곧

무시간적 순간 속에서 무시간적 순간으로 산다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시간이라는 오염만큼

신성한 빛을 철저히 막고이는 장애물도 없기

때문이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에게 빛을 가로막는 것은 시간이다.

시간만큼 합일의식을 가로막은 장애도 없다.

꼭 시간 그 자체뿐만 아니라 덧없음 덧없어 보이는

대상들 덧없다는 환상 등등 시간으로 부터

기인한 흔적과 냄새도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무시간적 순간이란

무엇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날짜도 기간도

없는 순간이란 어떤 것인가? 시간속에서 단지

재빠르게 사라져 가는 순간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시간없는 순간이란 무엇인가?

                                    캔 월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