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의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눈.

우리의 경전이 오랜 구전을 거치는 동안...

별관신사 2018. 6. 18. 09:22

우리의 경전이 오랜 구전을 거치는 동안 다소 덧칠이

되고 또한 이들 상징들이 뚯하는 환생사상의 숨은

의미가 많이 와전되긴 했지만 그럼에도 시드파 바르도


편에 나오는 동물 상징들은 다음과 같이 이해되어야

옳다. 인간의 의식체가 영원한 자유에 이르지 못하면

자신이 지은 카르마에 따라 각종 동물로 상징되는


정신적 특성이나 성격을 지닌 채 인간의 형태로 계속

윤회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인류 대부분을

지배하는 정상적인 카르마의 조건이다.


그러나 예외적이거나 비정상적인 카르마의 퇴화조건

아래서는 오랜 세월을 통해 서서히 인간의 속성을

잃어가 마침내 동물의 세계로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라마 카지 다와삼둡이 말했듯이 우리가 인간세계로

시선을 돌리기만 하면 피에 굶주린 호랑이 인간이나

탐욕에 찬 돼지인간 속임수가 많은 여우 인간


도둑질 잘하고 흉내내는 원숭이 인간 굽실거리는

벌레인간 부지런하고 흔히 인색한 개미인간 때로

아름답다고 공언하지만 단명하고 덧없는 나비인간


굳센 황소인간 또 겁없는 사자 인간 등을 얼마든지

찿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그 카르마가 아무리

동물같다고 할지라도 나쁜 카르마에서 벗어나는 데


있어서 어떤 동물이나 벌레보다도 유리하다.불교와

힌두교에 널리 퍼져 있는 믿음들 이를테면 살인자는

반드시 포식하는 야수로 환생한다거나 호색가는


돼지나 개로 태어난다거나 구두쇠는 개미로 환생

한다고 하는 무지한 민간신앙은 다른 일반적인

신앙들과 마찬가지로 틀린 추측과 오해에서 생겨난


것이다. 그 틀린 추측과 오해의 어떤 것들은 동양의

경전들 속에 슬쩍 끼어들기까지 했다. 그리고 인간은

이 세상에 몸을 받고 태어나 여러 조건들에 처할 수


있는데 성자가 있는가 하면 죄인이 있고 재왕이

있는가 하면 거지가 있으며 문명이 있는가 하면

비천한 야만인의 삶을 사는 사람도 있다.


인간이 처하게 되는 이런 조건들에 대한 지나치게

좁은 시각도 그런 무지한 신앙을 낳는데 한몫을 했다.


                                                        티벳 사자의 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