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정월 오일 날씨가 따뜻하고 풍물이 한미(閑美)하다
두세 이웃들과 함께 사천에서 놀았다.
긴 물굽이에서 층을 이룬 성을 바라보면
방어와 잉어가 장차 저녁이 되려는 때에 비늘을 번쩍이고
물갈매기가 온화한 때를 타서 퍼덕이면서 난다
저 남쪽 언덕이란 이름이 절로 옛스럽다
그렇다고 다시 차탄(嗟歎)하지는 않는다
저 층을 이룬 성은 결의에 의지하거나 인접한 것도 없이
가운데 언덕에 홀로 빼어나다
멀리 영산을 상상하니 아름다운 이름이 사랑스럽다
기꺼이 대하기가 부족하여 문득 시를 짓는다
해와 달이 마침내 가버림을 슬퍼하고
내 나이가 머물러 있지 않음을 애도한다
그래서 각자 나이와 고향을 적고 또 그 날짜를 적는다.
새해가 시작되어 문득 초닷세
내 일생이 가다가 돌아가 멈추려 한다
그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움직여
때가 되자 이 놀이를 하는 것이다
날씨가 온화해 하늘도 맑은데
늘어 앉아 멀리 흘러가는 냇가에 의지했네
약한 물에는 문늬있는 방어가 달리고
한가한 골짜기에는 울어대는 물오리가 날아 오른다
먼 연못 쪽으로 유람의 눈을 돌리니
아득히 층이 진 언덕이 보이네
비록 아홉겹의 빼어남은 없어도
돌아보고 바라보메 이에 짝할 것이 없다.
슬병을 들어 손님들 접대할 때
가득부어 서로 주고 받네
지금으로 부터의 앞일은 알 수가 없으니
마땅히 다시 이런 일이 있을까? 없을까?
술잔을 돌리는 가운데 속세와 떠난 아득한 정을 터 놓아
저 천년 세월의 근심을 잊노라
바야흐르 오늘의 즐거움을 다할 것이요
내일에 다시 요구할 바는아니로다
도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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