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자애로우신 스님께,

별관신사 2012. 10. 25. 07:52

성급한 일부의 검푸른 잎들은 벌써 노오란 색으로 짧았던 생을
정리하고 하나 둘 땅위에 나뒹굴기 시작하는 초가을 입니다.
낙엽의 하락을 보고 감정이 센티해져 가슴을 저미던 사춘기적

이 그리워집니다. 인간의 삶도 떨어지는 저 낙옆과 별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군요. 스님께서 계시는 깊은 산사에
서도 그런 무수한 낙엽의 하락을 보시겠군요.

혹시 스님께서도 저와같은 그런 서글퍼지는 감정을 낙엽을 보
시고 느끼시지는 않으시는지 그것이 궁금하군요. 우주 만물의
변화를 보며 때로는 무한한 자연에 경외감을 가지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창조주의 위대함과 인간의 작은 능력의 한계를
절감하기도 합니다.오늘 아침 출근하면서 문득 저의 삶이 어
쩌면 실패한 삶인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지음 들어 자주

그런 생각이 들고는 합니다. 어쩌면 계절의 탓인지도 모르겠군
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불교와 종교의 영향인지도 모릅니다.
불교의 계율이라든가 예수교의 십계명등 에는 한결같이 선을

추구하고 권장하고 악을 배척하는 권선징악의 정신이 깊이 교
리의 뼈대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악을 배척하고 선을따르라.
그리고 박애정신 그리고 홍익정신 아름다운 마음이 없이는

종교에 귀의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닌지요. 저는 무척이나
어리석었나 봅니다. 종교의 그런 정신이 좋아서 그 냄새를 맡으
며 이제껏 그 삭막한 세상을 살아왔고 또가고 있으니까요.

성경의 말씀입니까? 부자가 천당을 가는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을 통과하는 것 보다 더 어렵다 고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
는 죄 짖지않은선한 사람이 천당이라는 아름다운 고통이 없는

곳으로 간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 결론을 가지고 말하면 부자
와 탐욕과 죄 또는 악이라는 것들은 같은 범주에 속한다고 보아
야 하지 않을까요? 인자하신 스님! 그렇지 않은 가요?

부처님의 말씀이나 예수그리스도의 진실된 제자라면 분명 부
자가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인것 같습니다. 왜냐구요? 부자가
될려면 때로는 의리도 배신하고 탈세도하고 사기도치고 거짓

말도하고 독하게 하는 그런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세상이 아닌
가요? 진실된 종교인이 어떻게 그런 악행을 행할 수 있을 것 인
가요? 오늘 저는 그런생각을 하며 마음이 혼란스럽고 공허해

집니다.저는 여태껏 그런 종교의 가름침의 삶을 가까이 할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탐욕을 버리라는 붓다의 가르침에 공감을 가
지고 그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하여 노력해 왔습니다.

스님! 그런 삶의 결과는 어떤것 입니까? 비록 재물은 적어도
마음은 넉넉하다고 말씀하실 건가요? 마음이 부자이면어떨까
요? 세속은 재물이 적으면 불편하답니다. 스님네들 처럼 산속

의 고고한 삶이면 그런건 불편하다고 느끼지 못할지 모르겠습
니다.그러나 세속은 그렇지 않지요. 문명이 발달할 수록 재물
의 위력앞에 우리는 작아짐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의 아이들은 독해지는 교육을 재물을 모으는 교육을
시켰으면 합니다. 스님 ! 저의말이 섭섭하세요? 붓다는 종교는
그것에 명확한 해답을 내려 주어야 합니다. 좋은일 많이하면

복을 많이 받는다고 가르쳤습니다. 그 복이 무엇인가요? 그것은
재물과 전혀 상관없는 그런것은 아니지요?복짓는 행위 그것은
무엇인가요? 선하고 착하게 탐욕을 버리고 그렇게 살라는 애기

아닌가요? 어쩌면 그것은 시대착오적인 말씀이 아닐런지요?
아무래도 재물과 돈과 탐욕과 욕구와 그런 모든 것들은 선과 진
실과 도덕과 선행과 동침이 불가능한 이질적인 것들이 아닌지요.

요지음 자꾸 그런 생각들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산속의 수많은
나무들은 겨울이면 다 버리고 외로히 동면의 삶으로 들어가지
요. 그들은 버리고 성장을 정지하여 살아 남지요.

그러나 인간과 동물은 그럴 수 없어 쉴새없이 재물을 구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 때로는 전쟁과 투쟁이 일어나고 생명을 잃기
도 하지요. 전쟁은 재물로 인하여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

지요. 재물 때문에 생명을 버리는 일이 일어나고 그 재물을 얻
고자 하는근본적인 욕구는 탐욕으로부터 비롯되는것이지요.
그런데 붓다는 그것을버리라고 합니다. 어쩌면 이것은 모순이

아닌지요. 스님! 어쩌면 저의 그 주장이 억지논리일수도 있겠습
니다. 그러나 곰곰히 되씹어볼 일 아닌가요? 스님! 보상해 주세
요. 망가진 내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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