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의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눈.

자애로운 모습의 붓다와 보살들이 나타나는저승중간계

별관신사 2013. 6. 18. 06:18

[첫째 날]

본문에는 첫째 날 이라는 표시가 없다. 이 책 전체를 통해 날에
표시는 둘째 날 만 유일하게 언급되어 있다. 그러나 이 번역에
서는 명확성을 도모하고, 실제 사용하는데 편리하도록 진행되

는 순서에 따라 날을 표시했다. 다음에 나오는 본문의 설명에
따르면, 죽음의 길을 가는 사람은 4일 반 동안 무의식 상태에
있다가 깨어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4일 반은 시간으로는 108시
간인데, 정확한 시간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이 책을 실

제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죽는 날부터 49일 째 되는 날까지 꾸
준히 읽어 주면 된다.
하루 하루 날이 진행됨에 따라, 만다라 즉 붓다의 5가지 지혜로
이루어진 신성한 우주와 차례로 만나게 된다. 다섯 계열의 대표

붓다들로 인격화된 붓다의 5가지 지혜가 언급되고(도표 10.을
보라), 그와 결합하도록 인도한다. 일상적인 우주는 5가지 독으
로 말미암아 고통으로 뒤덮여 있다. 5가지 지혜는 5가지 독을
변형시켜, 고통으로 뒤덮인 우주를 사랑과 자비와 기쁨으로 충

만한 붓다의 땅으로 바꾼다.
본문은 여섯 차원의 존재 영역-六道: 지옥계, 아귀계, 축생계, 인
간계, 아수라계, 천상계-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이것을 언
급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비참한 상황으로 빠져 들어가지

말고, 깨달음을 얻어 절대 자유의 경지에 이르기가 용이한 좋은
환경에 태어나도록 애쓰라는 뜻이다. 본문에는 여러 가지 색깔
과 빛에 대한 언급이 있고, 붓다와 보살들에 대한 묘사도 다양
하게 나온다. 이런 것을 있는 그대로, 세세하게 적용하려고 하

다가는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다. 불교적인 상징에 익숙하지 않
은 사람은, 자기가 편안하게 느끼는 상징으로 대체해서 이 책을
사용하면 된다. 본문에 삽입되어 있는 칼라 그림 5, 6, 7, 8은 다
섯 계열의 붓다와 보살들을 그린 것이다.

오, 고귀한 가문의 자손이여! 그대는 4일 반 동안 의식이 없
이 몽롱한 상태로 지내다가 지금 막 깨어났소. 그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어리둥절할 것이오. 그대는 지금 중간계에
들어 왔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오. 이제부터 그대 앞에 온갖 이
상한 현상들이 나타날 것이오. 여러 가지 빛과 신들이 나타날
것이오.

공간[空] 전체가 청색 빛으로 가득 찬 것처럼 보이고, 만물의
씨앗을 품고 있는 바이로차나(大日如來) 주님께서 중앙에 있는
순수한 땅(中央淨土) 가나뷰하에서 나와 그대 앞에 나타날 것이
오. 그의 몸은 희고, 살이 8개 달린 바퀴를 들고, 사자좌(獅子座)

에 앉아 배우자 아카샤 다트비쉬바리와 한 몸이 된 모습으로 나
타날 것이오. 그대는 바이로차나 부부의 심장에서 비치는 눈부
신 빛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오. 그 빛은 궁극적인 지혜(法界體
性智)의 빛이며, 집적된 순수한 의식[識]의 빛이라오. 그대는 청

색으로 빛나는 밝고 투명한 그 빛을 똑바로 바라보기가 어려울
것이오. 그 빛과 함께 신들의 영역(天上界)에서 비치는 희미한
백색 빛이 나타날 것이오. 그대는 부정적인 까르마의 힘 때문에,
밝게 빛나는 근원적인 지혜의 청색 빛을 두려워하며 도망가려

할 것이오. 그러나 신들의 영역에서 비치는 희미한 백색 빛에는
친근감을 느끼고 접근하고 싶어질 것이오. 하지만 푸른 색으로
눈부시게 빛나는, 궁극적인 지혜의 빛을 두려워해서는 안되오.
그 빛은 초월자 주님의 궁극적인 지혜의 빛이오. 그러니 신앙심

과 경외심을 가지고 그 빛에 접근하시오. 이것은 자비로운 주
님 바이로차나의 빛이다. 그러니 이 빛에 나를 맡기겠다. 라고
생각하면서 간구하도록 하시오. 투명하게 빛나는 청색 빛은, 중
간계의 어려움에서 그대를 구원하기 위해 나타난 바이로차나 주
님이라는 것을 기억하시오. 그 빛은 바이로차나 주님의 자비의
빛이라오.

신들의 영역에서 비치는 희미한 백색 빛의 유혹에 빠지지 않
도록 하시오. 그 빛에 애착을 갖지 말고, 갈망도 하지 마시오.
거기에 매달리면 신들의 영역을 떠돌게 되고, 결국은 여섯 차원
의 존재 영역을 오락가락 하는 신세가 될 것이오. 신들의 영역

에서 비치는 희미한 백색 빛은, 절대 자유의 경지에 이르는 것
을 방해하는 장애물이라오. 그러니 그 빛은 쳐다보지도 마시오.
대신 밝고 투명하게 빛나는 청색 빛에만 매달리시오. 의지력을
총동원하여 바이로차나 주님께만 마음을 집중하고, 다음과 같이
기도하시오.

제가 어두운 무지 때문에 윤회 세계를 방황하고 있을 때,
바이로차나 붓다(大日如來)의 인도를 받아,
궁극적인 지혜의 투명한 빛 가운데로 들어가게 하소서.

그의 배우자 다트비쉬바리 붓다가 수호자가 되어,
중간계의 어려운 길을 잘 통과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제가 완전한 붓다의 경지에 이르도록 하옵소서.

깊이 헌신하는 마음으로 이 기도를 드리면, 그대는 무지개
빛 찬란한 바이로차나 주님의 심장 속으로 녹아들어 가게 될 것
이오. 만물의 씨앗으로 가득 찬, 중앙에 있는 순수한 땅(中央淨
土) 가나뷰하에 들어가 붓다의 깨달은 몸(報身)을 성취할 것이
오.

본문의 내용은 불교의 우주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불교에서
는 동, 서, 남, 북 사방과 중앙에 깨달음의 에너지로 이루어진
다섯 붓다의 땅이 있다는 우주론을 전개한다. 중간에 삽입된 기
도는 <중간계의 곤경에서 도움을 청하는 기도>에서 따온 것이
다. 기독교인이라면 바이로차나와 그의 배우자 대신 천사들의

호위를 받는 예수 그리스도를 상상해도 좋다.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지혜를 중심점으로 삼고 그와 결합한다면, 그 역시 의식을
변화시켜 어리석은 망상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다. 본문은 천상
세계의 유혹을 뿌리치고, 찬란하게 빛나는 붓다의 땅을 갈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