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界의 名詩.

장시 공주에서. 테니슨.

별관신사 2016. 1. 19. 08:22

풍요로운 가을 들판을 바라 보노라면

그리고 더 없을 시일을 생각하노라면

눈물이 까닭 모를 부질없는 눈물이

어느 성스러운 절망으로 흐르는 눈물이

가슴에서 용솟음 쳐 눈으로몰려 든다


바다 건너 먼 땅에서 우리 친구를 데려오는

뱃머리 반짝이는 처음 빛과도 같이 신선하고

사랑하는 우리들 모두가 바다 밑으로 빠지는

그 뱃머리를 붉게 물들이는 마지막 빛처럼 슬픈 것

더 없을 시일은 슬프고 신선하여라

아 여름철의 어두운 새벽녁

밝아오는 창문이 죽어가는 눈에 보일 때

선잠을 깬 새들이 일찍이 지저귀는 소리가

죽어가는 귓전에 들리듯 슬프고도 이상한 것

더 없을 시일은 슬프고도 이상 하여라


죽은 뒤에 생각나는 키쓰처럼 정답고

다른 사람에게만 허락된 입술 위에

덧없는 생각으로 그려놓은 키스처럼 달콤하고

사랑처럼 첫사랑 처럼 한 많고 거칠며 깊은 것

더 없을 시일은 오 삶 속의 죽음이어라